차세대 성장동력 블록체인, 제대로 활용하려면

[신간소개] 블록체인 기업으로 가는 길

인터넷입력 :2019/02/28 15:07    수정: 2019/03/05 17:0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한 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비트코인 열풍은 다소 잠잠해졌다. 신기술이 늘 그랬던 것처럼 ‘거품 논란’도 만만치 않다. ‘암호화폐는 투기 수단’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의 근간이 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대는 적지 않다. 최근 들어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들이 인터넷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과 맞물리면서 블록체인이 새로운 분산경제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도 블록체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금융 등 전통 산업 영역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앞다퉈 접목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토큰 이코노미와 결합한 새로운 공유 경제를 이끌 기대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블록체인 접목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기대받는 신기술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도입했다간, 오히려 혼란만 더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박재호 등이 공동 집필한 ‘블록체인 기업으로 가는 길’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는 책이다. 저자들은 맥락이 빠진 채 ‘블록체인’이란 구호만 외치는 대신 어떻게 하면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찬찬히 톺아준다.

저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가장 먼저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다음으로 블록체인이 위력을 발휘하는 분야를 이해하고 마지막으로 각자 몸담고 있는 사업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와 도입에 따른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17쪽)

이런 문제의식에 따라 저자들은 복잡한 수식 대신 실제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해 나간다. 가능하면 (블록체인) 사업과 투자 관점으로 접근해 누구나 쉽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저자들이 택한 방식이 ‘소설적 구성’이다. 주식회사 나눔이란 공유경제업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가정한 뒤 어떤 회사에 블록체인이 필요하며, 어떻게 적용하면 최선의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찬찬히 살펴본다.

전체 골격이 소설적 구성으로 돼 있지만, 내용은 철저한 자료를 기반으로 채우고 있다. 이런 구성이 가능한 건, 저자들이 ICO를 비롯한 많은 블록체인 현상들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자료와 풍부한 경험이 효과적으로 결합된 덕분에 블록체인이란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생생한 현장 속 이야기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이 책 목록을 살펴보면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 우리 회사에 블록체인이 필요하다고?

-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해보자

- 온체인 vs오프체인

- 메인넷 선정

- 비즈니스에 블록체인 적용해보기

- 백서 작성의 걸림돌: 도대체 토큰 이코노미가 뭐야?

- 블록체인 프로젝트 펀딩: ICO 시작하기

- 유틸리티 토큰 vs 시큐리티 토큰

- 회고: 포스트 ICO

블록체인은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매력적인 주제이다. 또 현재 시장이 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허한 수사만 앞세우다간 흔한 ‘거품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가장 적합한 기술을 가장 적합한 사업 분야에 적용해서 제대로 된 사업 계획서부터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해당 사업에 가장 적합한 토큰 이코노미와 가장 적합한 투자 방식을 고민해서 블록체인 기술과 사업이 잘 융합된 백서를 만들고 실제 동작하는 서비스나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해야만 참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블록체인 시장을 둘러싼 이런 건전한 문제의식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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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최근 들어 공공 분야를 비롯해 금융, 의료, 제조 공급망 관리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블록체인을 사업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게 바로 저자들이 이 책을 통해 답하고자 했던 질문이다.

(박재호 외 지음/ 책만 1만8천원)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