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한다. 이 소식은 블록체인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대중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에게도 블록체인은 상당히 의미 있는 기술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블록체인은 '새로운 인터넷'이다. 현재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인 소수 플랫폼에 의한 독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인터넷강자들은 인터넷을 자신들의 인트라넷으로 만들었다. 블록체인은 이런 인터넷 강자들을 견제 또는 와해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기술로 평가된다.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가 블록체인을 경계하는 이유이다.
삼성은 IT 선도기업이지만,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선 힘을 못 써왔다.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엄청난 수의 사용자 기반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블록체인은 기존 인터넷 세계의 게임의 룰을 바꿀 '게임체인저'다. 삼성이 블록체인을 잘 만 활용한다면 새로운 인터넷 강자가 될 수 있다.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기본 탑재한 것을 보면 이미 삼성은 새로운 게임을 시작한 것 같다.
나는 삼성에게 블록체인은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본다.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 번째, 블록체인으로 기존 사업의 카니발리제이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GAFA가 블록체인에 적극적일 수 없는 것은 자기들의 핵심사업을 블록체인이 와해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론적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발달하고 보급될수록 중앙집중플랫폼을 대체하는 탈중앙화 시대가 빨리 올 것이다. 즉, GAFA가 이런 미래를 예상하면서도 움직일 수 없는 반면, 삼성은 공격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스마트폰이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분산화를 실현할 최적의 디바이스이고, 삼성은 이 분야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블록체인은 결국 중앙플랫폼(중개자)를 들어내고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P2P 네트워크다. 궁극적으로 그렇게 진화할 것이다. 스마트폰은 세상과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관문이고, 결국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이다. 삼성은 이미 갤럭시S10에서 시도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접근을 위한 최고의 월렛을 제공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활성화되면서 탈중앙화에 의해 GAFA는 점차 힘을 잃어가는 반면 삼성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블록체인이 신뢰와 탈중앙화의 시대적 흐름이라면 삼성은 순풍을 맞이한 것이다.
또, 스마트폰의 성능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좋아지고 있고, 분산된 개인에게 자력을 부여할 수 있는 도구다. 스마트폰은 흩어져 있고 글로벌로 연결된 엄청난 지능을 갖는 슈퍼컴퓨터다. 블록체인의 노드가 될 수도 있고 코인마이닝으로 돈을 벌 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블록체인의 에너지원이기도한 데이터의 샘이기도 하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데이타를 모아 부가가치를 만들고 공평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은 자사의 스마트폰들만을 잘 연결해도 블록체인 시대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다. 단, 삼성이 확실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철학을 제대로 수용해야한다. 처음부터 기능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경쟁우위를 갖고가야 한다. 궁극적으로 기존 사회구조에 기반한 삼성의 존재 자체가 블록체인의 철학과 상충될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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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모든 기술과 혁신의 결정체이다.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다양한 혁신기술이 결합해, 인터넷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 인터넷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인터넷제곱(인터넷^2, 인터넷스퀘어드, Internet Squared)으로 부를 수 있다.
삼성이 기존 인터넷에 비해 100배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인터넷제곱시대에 참으로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기를 기대해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