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보다 최대 20배 빠른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손에 쥘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5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이동통신전시회 MWC19에서는 그야말로 5G 향연이 이어졌다. 올해 MWC를 장악한 한국과 중국 업체들은 너도나도 5G 단말기를 앞세워 기술력을 과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5G 스마트폰은 모든 기기를 초고속으로 연결할 수 있어 정체된 시장에 혁신을 불어넣고 도약을 꾀할 수 있는 핵심 제품이 될 전망이다. 지역 별로 5G 도입 시점이 다른 만큼 단기 내 많은 수요를 확보하기 쉽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수년 내 5G 단말기 보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MWC 행사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관계자는 "당분간은 4G 스마트폰이 사용되겠지만, 5G가 하드웨어뿐 아니라 폴더블 기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될 5G 스마트폰은…
올해 5G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공개한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슈 선점을 위해 MWC19보다 닷새 앞선 지난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언팩 행사에서 5G를 지원하는 갤럭시S10 5G를 발표했다. MWC에서는 5G 관련 칩셋부터 스마트폰, 통신 장비를 아우르는 5G 솔루션을 일반에 첫 선보였다.
갤럭시S10 5G는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큰 6.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초고속 네트워크 기반의 멀티미디어를 사용하는 데 이점이 있다. 후면 쿼드(4개), 전면 듀얼(2개)의 카메라는 3차원(3D) 심도 카메라가 모두 적용돼 콘텐츠 촬영 성능을 높였다. 5G 기기의 전력 소모를 감안해 4천500밀리암페어(mAh) 대용량 배터리, 25와트(W) 급속 충전 등도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칩셋, 단말, 장비 등 5G 사업 전 분야에서 시장 경쟁력 강화하고 있다. SKT와 KT 등 국내 통신사와 AT&T, 버라이즌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도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에는 업계 최초로 5G 표준 멀티모드 모뎀을 개발했다. 갤럭시S10 5G는 국내에서 3월22일부터 사전예약 판매된다.
5G 스마트폰 사업에 유독 기대가 큰 LG전자는 V50 씽큐 5G를 공개했다. 특히 이번 MWC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 당시 5G를 통해 재도약하겠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발표하며 관심을 모았다. 제품보다도 통신 사업에 대한 비전을 강조한 게 두드려졌다는 평이다.
LG V50 씽큐 5G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 개선된 방열 성능, 4천mAh 배터리를 탑재해 초고속 인터넷, 고해상도 게임, 대용량 앱 등 멀티미디어를 원활하게 사용 가능하다. V50 씽큐 5G에는 콘텐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듀얼 디스플레이도 적용 가능하다. 올 상반기에 미국 스프린트와 국내 이통사를 포함해 10개 이상의 통신사에 출시될 예정이다.
■中 기술 과시 두드려져…5G 폴더블부터 가성비 제품까지
특히 이번 MWC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중국 화웨이는 MWC에서 5G 기술력을 여가 없이 드러냈다. 그 중에서도 크게 관심을 모았던 제품은 5G 폴더블폰 '메이트 X'이었다. 화웨이는 메이트 X을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폴더블폰'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중순부터 판매될 전망이다.
메이트 X은 아웃폴딩(밖으로 접는) 방식으로 펼치면 8인치, 접었을 때 전면 6.6인치와 후면 6.38인치 화면이 된다. 기린 980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발롱 5000 모뎀 칩셋이 탑재됐으며 배터리 용량은 4천500mAh다. 듀얼 심(SIM)으로 4G와 5G 모두 지원한다.
샤오미는 첫 5G 스마트폰 미믹스3 5G를 발표했다. 이 제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X50 모델이 탑재돼 4G 대비 10배 빠른 기가비트급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한다. 6.39인치 화면, AI 듀얼 카메라, 20와트(W) 무선충전 기능과 게이밍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스냅드래곤 엘리트 게이밍이 적용됐다. 가격은 599유로(약 76만원)으로 경쟁사 대비 2~3배 이상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오는 5월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 통신 업체 ZTE는 MWC에서 5G 장비와 함께 액손10 프로 5G를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후면 트리플 카메라, 스냅드래곤 855·X50 5G 모뎀 등을 탑재했으며, 2G~5G를 지원하면서도 신호 간섭을 최소화했다. 올해 상반기에 유럽과 중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오포도 스냅드래곤 855·X50 5G 모뎀을 장착한 5G 스마트폰을 오는 2분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싱텔, 스위스컴, 텔스트라 등 통신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지만, 제품의 구체적 사양과 가격 정보 등은 비공개했다.
■5G폰 보급에는 시간 소요…"출시 지역 제한·기술 완성도 높여야"
5G 스마트폰이 다음 달이면 상용화될 예정이지만, 폴더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보급화에는 여전히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5G 스마트폰은 5G 네트워크망이 구축된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출시되며, 기존 4G 제품 대비 높은 가격대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세대 제품이 출시되는 만큼, 기술적 완성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기사
- 韓-UAE, 반도체·5G 분야 협력 강화 나선다2019.02.27
- 유영민 장관 “5G 리더십 위해 융합서비스 발굴 노력해야”2019.02.27
- 퀄컴, MWC에서 통합 5G 스냅드래곤 플랫폼 공개2019.02.27
- '노키아'가 만드는 ‘5G’는?…MWC19서 5G 솔루션 대거 공개2019.02.27
MWC 부스 현장에서도 5G 이동통신 장비들과 단말기가 여럿 전시됐지만, 실사용 사례는 부족했다는 평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5G 단말기 품질도 기대치를 하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WC19에서 보여진 이동통신사들의 5G 경쟁은 5G 콘셉트와 데모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방문객들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5G 대응 실사용 사례들이 부족한 것으로 느껴졌다"며 "1세대 제품이긴 하지만, 중국의 5G 데모의 경우 LTE 화상통화와 다를 바 없는 품질인 것으로 알려져 기술적 완성도를 빠르게 높이는 것도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