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내리막 길을 걸은 기업이 애플 이외에 또 있다. 바로 샤오미다.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출하량이 34.9% 급감했다. 중국에서 출하량이 26.7% 감소한 애플의 아이폰 보다 더 큰 낙폭을 겪은 것이다.
앞서 3분기에 전년 대비 16%의 출하량 감소를 겪었던 샤오미가 4분기 들어 두배 이상 더 커진 감소세를 마주했다.
인도 시장 등지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정작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은 빨간불이 켜졌다.
일부 중국 언론은 아이폰 쇼크로 가려진 샤오미의 감소세 원인을 분석하고 나섰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오프라인 유통 전략의 미비다. 그간 가성비를 강조하는 전략이 오프라인 유통 마진을 줄였고, 이러한 문제가 오프라인 매대에서 샤오미 제품의 찬밥 신세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 하오치신러바오가 베이징과 상하이에 소재한 6개의 휴대전화 매장을 조사한 결과 오포(OPPO), 비보(vivo)와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눈에 띄는 공간에 소개된 반면 샤오미의 제품은 구석에 있거나 아예 비치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종합 매장에서 비보와 오포 매대 대비 적게는 5분의 1 수준의 면적만 차지하기도 했다. 4명 이상의 직원을 배치한 비보 대비 샤오미 직원은 1명에 불과하기도 했다.
하오치신러바오에 따르면 중국 주요 전자제품 유통 매장인 쑤닝(Suning)과 궈메이(Gome)의 경우 샤오미 입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상하이 시 소재 50개 궈메이 매장에서 샤오미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매장은 5곳에 불과하다는 직원의 전언도 전해졌다. 5%를 밑도는 판매원 마진이 초래한 결과란 분석도 나왔다.
샤오미는 앞서 2016년 큰 폭의 판매량 감소로 한 차례 내리막을 걸은 바 있다. 이어 상승세에 올라탔지만 안방에서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글로벌 기준으로는 1.4%의 출하량 성장세를 거뒀다. 인도 시장 점유율 1위 등 기세가 컸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전년 대비 337%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2위에 올랐다. 서유럽 시장 출하량은 38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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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기준 6%에 불과했던 중국 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40%로 뛰어올랐다.
인도 시장 등지에서 저가 8만~15만 원 대 제품을 박리다매하고 있는 샤오미가 해외 시장에서 저가 제품 물량 공세를 통해 국내 시장의 '추락'을 만회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