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보호산업 매출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정보보호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1천곳 이상이다. 산업 전반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30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8월 23일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됐다. 정보보호 산업 시장 현황을 파악해 산업발전 정책 수립에 활용할 기초 자료다.
조사는 지난해 7월 26일부터 9월 28일까지 국내 정보보호산업 분야의 시스템 개발 및 공급, 관련 서비스 기업 1천13곳의 매출현황, 수출현황, 인력 및 채용현황, 기술개발 및 산업동향을 파악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을 기반으로 파악된 2018년 전체 정보보호산업 규모는 10조895억원이었다. 9조5천858억원을 기록한 전년대비 5.3% 성장했다. 정보보호산업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특성에 따라 크게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산업으로 나뉜다.
보고서는 "정보보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이버보안 관련 정부의 법·제도의 정비,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정비, 여러 차례의 사이버 보안사고로 인한 경각심 고조, 정부 및 기업의 보안 투자 강화, 해외 진출 노력 등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을 아우르는 정보보호산업의 지난해 수출 규모는 전년대비 4.9% 증가한 1조6천억원이었다. 정보보안 수출은 전년대비 21.2% 증가한 1천100억원이었다. 물리보안 수출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1조5천억원이었다.
KISIA 측은 "특히 정보보안 관련 서비스 부분의 수출 성장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보안컨설팅 서비스, 보안시스템 유지관리 서비스, 보안관제 서비스의 성장률이 모두 30% 이상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 정보보안, 서비스 분야 컨설팅·관제 매출 및 성장세 눈길
정보보안은 컴퓨터 또는 네트워크상의 정보 훼손, 변조,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 제품과 서비스를 다루는 산업이다. 방화벽, 안티바이러스, 포렌식 툴 등을 포함한다. 정보보안산업 규모는 3조30억원이었다. 2조7천449억원을 기록한 전년대비 9.4% 성장했다.
정보보안은 또 '정보보안 시스템 개발 및 공급'과 '정보보안 관련 서비스'라는 중분류로 나뉜다.
정보보안 시스템 개발 및 공급 부문은 전년대비 8.4% 성장한 2조2천60억원이다. 소분류를 보면 네트워크보안시스템이 7천896억원, 시스템보안솔루션이 4천851억원, 정보유출방지시스템이 5천463억원, 암호/인증시스템이 1천589억원, 보안관리시스템이 3천485억원 규모다.
정보보안 관련 서비스 영역은 7천970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성장했다. 소분류를 보면 보안컨설팅이 2천390억원, 보안시스템 유지관리/보안성지속이 1천865억원, 보안관제가 3천36억원, 보안교육 및 훈련이 18억원, 공인/사설 인증서가 661억원 규모다.
정보보안 시스템 개발 및 공급 부문의 매출규모는 네트워크보안 시스템 개발과 정보유출방지 시스템 개발이 컸지만, 성장률은 보안관리 시스템 개발(9.2%)과 시스템보안 솔루션 개발(9.0%)이 높았다. 정보보안 관련 서비스 부문에선 보안컨설팅 서비스(23.0%), 보안관제 서비스(9.3%)의 매출과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 물리보안, 시스템개발·보안용 통신장비 제조 성장 빨라
물리보안은 주요 시설의 안전한 운영과 재난·재해, 범죄 등 방지를 위한 보안 제품과 서비스를 다루는 산업이다. 보안관제, CCTV, 바이오인식 등을 포함한다. 물리보안산업 규모는 7조865억원이었다. 6조8천408억원을 기록한 전년대비 3.6% 성장했다.
물리보안은 또 '물리보안 시스템 개발 및 공급'과 '물리보안 관련 서비스'라는 중분류로 나뉜다.
물리보안 시스템 개발 및 공급 부문은 전년대비 2.0% 성장한 4조3천320억원이다. 소분류를 보면 보안장비용 카메라 제조가 1조1천245억원, 보안장비용 저장장치 제조가 9천134억원, CCTV 카메라 부품이 4천9억원, 물리보안 시스템 개발이 4천41억원, 보안용 통신장비 제조가 1천282억원, 접근통제장비 제조가 5천64억원, 생체인식 보안시스템 제조가 2천987억원, 경보/감시 장비 제조가 2천145억원, 기타 제품이 3천412억원 규모다.
물리보안 관련 서비스 부문은 전년대비 6.2% 성장한 2조7천545억원이다. 소분류를 보면 출동보안서비스가 1조7천669억원, 영상보안서비스가 4천595억원, 기타보안서비스가 5천281억원 규모다.
물리보안산업에서는 출동보안서비스와 보안장비용 카메라 제조 제품의 매출 규모가 컸다. 물리보안 시스템 개발(9.4%), 보안용 통신장비 제조(8.6%)의 성장률이 높았다.
■ "정보보안 비즈니스 기회 늘어 기업 참여·산업 규모 커지고 있다"
정보보호산업 기업은 2015년 701곳, 2016년 864곳, 2017년 897곳, 2018년 1천13곳으로 4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이가운데 정보보안 기업이 464곳으로, 332곳이었던 전년대비 39.8% 많아졌다. 반면 물리보안 기업은 549곳으로, 565곳이었던 전년대비 2.8%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정보보호 기업체 수의 증가는 정보보호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1년새 정보보안 기업이 대폭 늘어난 점을 두고 "정보보안 분야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보호산업 기업 수는 전년대비 12.9% 증가할 동안 그 매출로 파악되는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5.3% 성장에 그쳤다는 점에서, 모든 기업이 비즈니스 기회를 고르게 실현하진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물리보안 분야에선 기업 수가 전년대비 2.8% 줄어들면서도 산업 규모는 3.6% 성장했는데, 이는 기업당 평균 매출이 확대됐음을 뜻한다. 반면 정보보안 분야에선 기업 수가 39.8% 폭등했음에도 산업 규모는 9.4% 성장에 그쳤는데, 기업당 평균 매출은 크게 축소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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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안 분야에서 기업당 평균 매출의 축소는 경쟁 심화에 따라 단일 기업의 매출 성장폭이 제한되는 상황이라 해석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 기회를 실현하려면 단순히 진출 기업 수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그에 걸맞는 시장이 창출돼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기업이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조사 내용 중 '정보보호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요구사항은 이런 기업들의 어려움을 방증한다. 복수 응답으로 정보보안 기업들이 응답한 정부지원 필요사항 가운데 비중 1순위는 25.5%가 요구한 '자금지원 및 세제혜택'이었고 2순위는 20.2%가 요구한 '공공부문의 시장수요 창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