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퀄컴 반독점 소송, 최종 판결만 남았다

최후진술서 종전주장 되풀이…루시 고, 최종 결정은?

홈&모바일입력 :2019/01/30 16:42    수정: 2019/01/30 16:4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퀄컴 간 반독점 소송의 모든 공판이 마무리됐다. 양측이 최후 진술까지 끝냄에 따라 이제 공은 재판을 주관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에게 넘어갔다.

FTC와 퀄컴이 2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한 시간 가량의 최후 진술을 통해 마지막 공세를 펼쳤다고 씨넷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 5일 첫 공판을 시작한 이번 소송은 FTC 제소로 시작됐다. FTC는 퀄컴이 모뎀 칩 시장의 지배적인 위치를 이용해 단말기업체들로부터 과도한 로열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FTC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칩을 판매하지 않는 전략(no license, no chips)’이 독점금지법에 위반된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애플을 비롯한 단말기업체들에게 독점 계약을 요구한 부분 역시 문제로 삼았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가 퀄컴과 FTC 간 소송에서 증언하는 장면. (사진=씨넷)

■ FTC "퀄컴 방치 땐 5G도 위험"…퀄컴 "FTC, 아무 것도 입증 못했다"

먼저 최후 진술을 한 FTC 측의 제니퍼 밀리치 변호사는 퀄컴이 3G, 4G 칩 분야의 시장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를 통해 퀄컴이 애플 같은 단말기 생산업체들에게 과도한 로열티를 받아냈다는 주장이다.

FTC는 특히 퀄컴이 이런 행위를 막지 않을 경우 5G 시장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퀄컴 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로버트 반 네스트 변호사는 최후 진술에서 FTC가 이번 사건 입증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퀄컴이 시장에서 승리한 것은 뛰어난 혁신과 더 나은 제품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FTC가 이번 소송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세 가지를 입증해야 한다. 즉 퀄컴이 독점적 사업자이며,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단말기업체들이 과도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퀄컴과 FTC 간의 반독점 소송이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사진=씨넷)

퀄컴 측이 FTC가 입증 책임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건 이런 점을 지적한 것이다.

퀄컴 측 반 네스트 변호사는 “FTC는 (퀄컴의 높은 로열티 때문에) 시장에 피해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인텔이 애플 아이폰용 모뎀을 모두 공급하게 된 사실을 꼽았다. 또 미디어텍은 무선 칩 분야 2위 사업자염, 삼성과 화웨이도 자체 모뎀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퀄컴 측은 이런 사실을 토대로 “FTC가 퀄컴 라이선스 관행이 기술 발전에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을 전혀 증명해내지 못했다”고 공격했다.

반면 FTC 측은 “라이선스를 하지 않을 경우 칩을 공급하지 않는 퀄컴의 전략이 경쟁자들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루시 고 판사

또 삼성전자, 애플, 레노버, 모토로라 등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일관되게 퀄컴 요구 대로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모뎀 칩을 구할 수 없었다고 증언한 부분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밀리치 변호사는 “퀄컴은 칩 공급 문제로 협박한 적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그건 속임수일 뿐이다”고 잘라 말했다.

퀄컴은 과도한 요구를 했고, 고객들이 응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칩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것. 이런 통보를 받은 단말기업체들은 사실상 협박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FTC 주장이다.

■ FTC "판결 서둘러달라" 요구…루시 고 "정부 셧다운 가능성 확인해달라"

이번 소송은 배심원 없이 판사 재판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FTC와 퀄컴이 최후 진술을 마무리함에 따라 루시 고 판사의 판결 절차만 남겨 놓게 됐다.

루시 고 판사는 재판 초기부터 판결을 빨리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살펴봐야 할 증거와 증언, 그리고 판례가 워낙 많다는 게 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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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FTC는 판결 절차를 앞당겨 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 연방정부가 2월 중순 또 다시 셧다운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루시 고 판사는 “판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는 알 수 없다”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에 대해선 다시 한번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