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에 생각보다 5배나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미국에선 지금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퀄컴 간의 반독점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칩을 구매하려면 특허권도 함께 라이선스 하라’는 퀄컴의 비즈니스 관행이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이번 재판엔 퀄컴과 별도 특허소송을 진행 중인 애플 관계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14일(현지시간) 속개된 공판에서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퀄컴의 라이선스 관행에 대한 불만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날 증언에서 윌리엄스는 “퀄컴에 아이폰 한 대당 7.50달러 로열티를 지불했다”면서 “이 액수는 우리가 생각했던 수준의 5배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 애플 "퀄컴, 7.50달러 유지대가로 독점 공급 조건 달아"
애플은 2011년 아이폰4S부터 퀄컴 모뎀 칩을 사용했다. 퀄컴은 스마트폰과 통신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모뎀 칩 분야에선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로 꼽힌다.
윌리엄스는 이날 증언에서 애플이 퀄컴 특허를 라이선스하던 과정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처음 애플은 퀄컴 기술을 직접 라이선스하길 원했다. 하지만 퀄컴 측이 직접 라이선스하려면 애플 특허도 퀄컴 측에 크로스라이선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렇게 될 경우 애플은 자신들의 특허기술을 퀄컴에 제공하면서도 여전히 로열티를 지불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애플은 폭스콘 같은 외주 제작업체들이 퀄컴 특허권을 라이선스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런 다음 애플이 외주 제작업체들에게 특허권료를 보상해주는 방식이었다. 그 대가로 퀄컴은 애플에 리베이트를 지불해줬다.
당초 애플이 원한 금액은 아이폰 한 대당 1.50달러였다. 아이폰을 통신망에 연결하는 모뎀 가격 30달러의 5%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퀄컴의 생각은 달랐다. 특허기술이 포함된 모뎀 가격 대신 아이폰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기준을 적용한 결과 아이폰 한 대당 12~20달러란 계산이 나왔다.
여기에 애플이 퀄컴으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함께 계산한 결과 아이폰 한 대당 7.50달러로 낙찰됐다. 하지만 여기엔 퀄컴 칩 독점 사용 조건도 함께 붙어 있었다고 윌리엄스가 증언했다.
2년 뒤 재계약 협상을 할 때는 퀄컴 측이 로열티를 대당 8~10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애플은 협상 끝에 7.50달러로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퀄컴이 아이폰 칩 독점 공급업체 지위를 유지한다는 조건은 계속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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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정에선 애플이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퀄컴과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한 이유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는 “퀄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외주 제작업체들은 아이폰 한대당 18달러 가량을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퀄컴 칩이 필요했다”면서 “법정에서 해결하려고 할 경우 퀄컴 칩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