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성공한 O2O 플랫폼들, 내년엔 동남아 간다

배민·야놀자, 최적화된 현지화 전략 고민

중기/벤처입력 :2018/12/27 18:22    수정: 2018/12/28 15:19

내년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예고한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들이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제반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

O2O 플랫폼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보다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O2O 플랫폼에 상품이 한데 모여 있어 소비자들은 직접 오프라인에서 발품을 팔아 상품을 구매하거나, 통합되지 않은 인터넷 판매 사이트에서 번거롭게 상품을 검색할 필요가 없게 됐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소비자에게 노출되기 어려웠던 상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출할 수단으로 자리매김 했다.

국내에서 기반을 다지고 성공을 거둔 O2O 플랫폼들은 이제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이 시작될 전망이다.

■배달의민족, 내년 베트남 진출..."브랜딩 고민"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동남아 진출이 확정된 O2O 플랫폼은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숙박 중개앱 ‘야놀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내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한편, 각 현지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최적화 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내년 베트남에서 배달음식 주문 중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투자받은 3천600억원 등 자금을 사용해 베트남 사업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의 외식 전문 배달 서비스 '배민 라이더스'.

우아한형제들은 내년 상반기 중 베트남 현지에 앱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기획, 운영,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된 10명 이상의 베트남 사업팀이 호치민 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상주하며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베트남 시장에 진입할 때, 국내 소비자들에게 일명 ‘먹히던’ 특유의 브랜딩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을지 업계는 관망한다. 가령 배달의민족이라는 서비스 명만 하더라도 한국인은 ‘재밌다’는 반응을 보일 수 있으나, 베트남 시민은 어떤 포인트에서 웃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달의민족이 베트남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선 ‘그랩 푸드’, ‘우버 잇츠’와 같은 ‘회사명+음식 관련 단어’의 조합으로 가야할 수도 있다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을 베트남에 그대로 들고 가봤자 베트남 사람들은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현지에서 먹히는 이름을 가진 베트남 플레이어들이 이미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베트남 내에서 한류 열풍이 불고 있고, 박항서 축구 감독 등 친한 정서가 있어 이들을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배달의민족 브랜드 그대로 진출하기보다는)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춰, 베트남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해 나갈 필요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베트남 배달음식 O2O 시장에서는 ‘나우브이엔(Now.Vn)’이 선두 사업자로 자리 잡고 있다. 점유율은 60~70%에 달한다. 그랩 푸드는 10~1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 ‘베트나미(Vietnammm)’, ‘고푸드(Go-Food)’ 등이 함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야놀자, 동남아 진출시 先 서비스 운영·後 인수

왼쪽부터 젠룸스 나단 보우블리, 키렌 타나 공동대표, 야놀자 이수진 대표, 김종윤 부대표

국내에서 숙박과 액티비티 상품 예약을 중개하는 야놀자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1분기 중으로 일본 시장에 먼저 서비스를 선보인 후 상반기 안에는 동남아 시장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야놀자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5개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숙박 예약 중개 서비스 ‘젠룸스’를 인수조건부로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1천500만 달러(168억원)다. 회사는 먼저 상반기 중 서비스 운영을 이어받은 후, 추이를 살펴본 뒤 젠룸수를 인수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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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젠룸스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설립 3년여 만에 7천여 개 이상의 오프라인 체인 객실을 확보하는 등 매년 약 200%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젠룸스가 운영하는 호텔 체인은 이코노미 호텔 유형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모텔과 비슷하다.

야놀자 관계자는 “젠룸스는 야놀자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숙박 예약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하고, 동시에 오프라인 호텔 체인을 가진 회사”라면서 "아직까지 해당 상품군에 대해 O2O 서비스를 하는 선점 사업자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