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現 경영진 중용 통해 위기 대응

김기남 사장 부회장 승진...3개 사업부문장 유임

디지털경제입력 :2018/12/06 12:12    수정: 2018/12/06 12:24

삼성전자가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안정을 통해 혁신 성장과 위기 대응에 나섰다. 내년 2019년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IT·전자산업 격전장에서 벌어질 한판 싸움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6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노태문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키는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IT·모바일(고동진)-소비자가전(CE)로 이어지는 3명(김기남·고동진·김현석)의 사업부문 대표이사는 변동 없이 그대로 유임시켰다. 지난해 승진 10명(회장 1명·부회장 2명·사장 7명), 전보 4명(사장 4명) 등 사장단 인사와 비교해 볼때 숫자적으로 소폭으로 이뤄졌다.

당초 실적 부진에 따른 일부 사장단 교체설이 흘러 나왔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내년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여건 속에서 순항을 위한 '안정 속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미뤄왔던 정기인사를 각각 그 해 5월과 11월에 실시했다. 당시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만큼 2019년 인사에서는 현 경영진의 중용을 택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노태문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사진=삼성전자)

■3개 부문 사장단 유임 배경은...내년 경쟁 상황 녹록치 않아

삼성전자가 3개 부문 사장단을 변동 없이 유임시킨 배경으로는 여러 관측들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3관왕이다. 반도체-스마트폰-TV 시장에서 글로벌 1등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에 등극한 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2년 연속 1위(매출액 기준)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내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올해 정점을 찍고 업황 하락세가 기정사실화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는 초격차 전략을 통해 인텔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중국의 추격 속에 시장을 잃어가고 있는 휴대폰 사업 부문에서 반전의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TV 사업에서는 LG 등 OLED TV 진영과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어 있다. 대형 QD-OLED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런 배경들이 현 3개 사업부문장들의 유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은 각 사업부문에서 지속 성장이냐 후퇴냐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5G, 갤럭시S10, 폴더블폰, QLED TV 등 삼성을 지탱하고 있는 핵심 사업을 지키는 동시에 자동차 전장부품, AI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점에 신구 경영진의 조화를 통한 혁신을 모색해야 하고 그런 배경이 이번 사장단 인사에 담긴 것 같다"고 전했다.

■'2회장·4부회장' 체제...신구 경영진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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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삼성전자는 이건희·권오현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윤부근·신종균 부회장 체제에 김기남 부회장이 합류하면서 외형적으로는 '2회장 4부회장' 체제로 선단을 꾸리게 됐다.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M&A 등 미래 먹거리를 찾고 대내외적인 투자와 소통 업무를 수행하고, 종합기술원장을 맡고 있는 권오현 회장이 조직의 미래 선행기술을 총괄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윤부근 부회장이 대외 CR 담당을, 신종균 부회장이 인재개발 및 육성을 맡고 있다. 또한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기남 DS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TV 등 백색가전을 맡고 있는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 사장, 무선사업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으로 승진한 노태문 사장이 그 밑을 떠 받치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을 개발하고 혁신 업무를 담당하는 손영권 삼성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데이비드 은 최고혁신책임자(CIO) 사장이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갖춰진 現 경영진을 중용해 안정 속의 혁신을 추진해 나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