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 발판 마련한 QLC SSD, 올해는 '관망'

"내구성·수명 우려와 기대보다 비싼 가격 탓"

홈&모바일입력 :2018/12/03 17:10

마이크론 크루셜 P1 등 국내 시장에 QLC SSD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 크루셜 P1 등 국내 시장에 QLC SSD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마이크론)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 퇴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이는 QLC SSD 출시가 잇달아 이어지고 있다. 인텔에 이어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등 국내외 주요 제조사가 QLC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 SSD를 시장에 내놨다.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들 제품의 안정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 저장이 주된 이유인만큼 문제가 생길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QLC SSD의 보급이 일러야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인텔 이어 마이크론·삼성전자 등 잇달아 제품 출시

12월 현재 국내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유통되는 QLC SSD는 인텔과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3개 회사 제품이다.

삼성전자 SATA SSD '860 QVO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인텔 660P만 유통되었지만 지난 10월 마이크론이 '크루셜 P1 M.2'를, 11월 말에는 삼성전자가 SATA3 방식 860 QVO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가세했다.인텔 660P와 크루셜 P1은 NVMe M.2 방식, 삼성전자 860 QVO는 SATA3 방식으로 PC와 연결된다. 최대 읽기·쓰기 속도는 고성능 제품인 NVMe M.2 제품의 경우 각각 1500MB/s, 1000MB/s 내외로 기존 TLC(3비트)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WD는 아직 QLC SSD에 적극적인 진출 의사가 없다. "때가 되면 투입하겠다"는 것이 WD의 공식 입장이다. 실제로 WD는 지난 8월 일본 도시바와 공동 개발한 96단 QLC 3D 낸드 샘플 출하에 나서기도 했다.

■ 데이터 손상시 피해 우려하는 소비자들

주요 제조사들은 QLC SSD의 안정성도 기존 TLC SSD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이들 제품의 TBW(쓰기 보증 용량)는 360TB, 보증기간은 3년 이상, 사용 보증 시간은 150만 시간 이상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용산전자상가 유통사 관계자들 역시 "일부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일 뿐 실제 구매 수요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TLC(3비트) SSD 등장 당시 논란거리였던 신뢰성과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SSD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올리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여러 칩에 데이터를 동시에 나눠 쓰는 SSD 특성 때문이다.

1TB 이상 대용량 SSD는 윈도 운영체제 등 애플리케이션 실행이 아닌 데이터 저장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다.

■ "QLC SSD 안정성 검증될 때까지 관망세 지속"

QLC SSD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던 가격 대비 성능도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인텔 QLC SSD, 660P 500GB 제품은 13만원 전후에 거래된다. (사진=인텔)

삼성전자 860 QVO SATA3 1TB 제품 가격은 20만원 전후로 16-18만원 사이에 거래되는 기존 TLC SSD보다 오히려 더 비싸다. 인텔 660P와 크루셜 P1 500GB 제품 역시 13만원 전후에 판매되며 10만원 미만인 기존 TLC SSD에 비해 2-3만원 이상 비싸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일반 소비자들이 가격과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 굳이 QLC SSD를 구매해야 할 요인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초 판매부터 실제 사용 환경에서 QLC SSD의 안정성이 검증되는 데 약 1년이 걸리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