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인데”…1588 대표전화가 분당 119원?

부가요금제 여전히 소비자 부담…중소 전화부가사업자도 고사 위기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 중인 소비자에게 여전히 1588 등 ‘전화부가서비스’에 대한 음성요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부가서비스는 은행, 카드사, 대리운전 등에서 사용 중인 1588 등 ‘전국대표전호’나 군부대 장병들이 주로 이용하는 ‘착신자요금부담서비스’, 050 ‘개인번호’ 등을 말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의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어도 전화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 있어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 무제한 이용자라도 통신사가 요금제에 따라 전화부가서비스 사용량을 정해 놓고 있어 요금을 따로 내야 한다”며 “3만원대 요금제는 100분, 4만원대 200분 등으로 한 달 이용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은행이나 카드사 등의 고객센터에서 전국대표전화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시간이나 상담시간을 고려하면 제한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전화부가서비스 요금은 이동전화에서 걸 경우 초당 1.98원(분당 약 119원), 유선전화는 3분당 42.9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전화부가서비스 사용자가 접속료 수익을 목적으로 불법적인 유령콜을 발생시킨 행위가 발각돼 음성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라도 통화를 제한하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유무선 사업자 간 유령콜 방지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노력을 해왔고 현재는 불편법적 트래픽이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신 이용자들이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어도 별도의 요금을 내야하는 불편부당한 구조처럼, 사업자 간 정산체계도 20년 전 방식이 유지되고 있어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선에서 전화부가서비스를 이용하면 서비스 제공업체가 과금을 하지만, 이동전화에서 걸면 서비스제공업체가 아닌 이동통신사업자가 과금을 하고 접속료나 이용대가를 서비스 제공업체에 지불한다.

예를 들어, KT 시내전화 가입자가 LG유플러스의 대표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면 LG유플러스는 이용료를 받아 KT에 접속료와 과금대행수수료를 지급하지만, SK텔레콤 가입자는 SK텔레콤이 이용료를 받아 LG유플러스에 접속료 등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는 전화부가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한 1999년에는 이동통신보다 유선 이용량이 많아 오히려 후발사업자인 이동통신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현재는 이동통신 이용량이 많은 유무선 대체 상태인 만큼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기간통신 역무통합이 이뤄졌기 때문에 유무선을 차별해 과금 구조를 달리할 필요가 없다”며 “서비스 제공업체가 과금 주체가 되는 것이 법체계상으로도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무선 통화 대체로 인해 전화부가서비스 사업자들이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SK텔링크 등 대형 통신사는 그나마 사업유지가 가능하지만 CJ헬로, 세종텔레콤, 드림라인, 한국케이블텔레콤과 같은 중소통신사는 경영에 직접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결국 전화부가서비스 시장도 사실상 통신 3사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