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통신사업자 간 주고받는 상호접속료 차등 정책이 폐지된다.
이동통신사업자 간 접속료뿐만 아니라 시내전화(PSTN)-인터넷전화(VoIP) 간 주고받는 접속료 차등도 없어진다.
또 이동전화와 유선전화 접속료를 지난해 대비 각각 13%, 11% 인하해 지난해 1조7천518억원에 이르던 통신사 간 접속료 정산 규모는 1조5천679억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2017년 유무선 음성전화망 상호접속료’를 확정해 발표했다.
송재성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시장이 통신그룹 간 경쟁구도로 재편되는 등 경쟁상황 변화를 반영해 접속료를 통한 비대칭규제를 이번에 폐지키로 했다”며 “유선전화도 기술방식은 다르지만 소비자들이 사실상 동일서비스로 인식하는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도 동일한 접속요율을 적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 SK텔레콤 ‘웃고’ KT-LG유플러스 ‘울고’
상호접속료는 서로 다른 통산사의 가입자 간 통화가 발생했을 때 발신사업자가 착신사업자에게 지불하는 망 이용대가다. 일례로, SK텔레콤 가입자가 KT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면 SK텔레콤이 KT 망에 접속한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 상호접속료다.
발신사업자가 착신사업자에게 지불하는 구조라 가입자가 많은 사업자가, 또 이동전화 접속료가 시내전화보다 높기 때문에 유선사업자보다 이동통신사업자가 정산에서 유리하다.
때문에 그동안 미래부는 접속료 간 차등을 두고 후발사업자를 보호하는 차등정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SK-KT-LG통신그룹으로 재편된 현 시장상황에서는 이 같은 차등정책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내년부터는 이를 폐지하겠다는 게 미래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적용되는 단일접속료 체계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SK텔레콤이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KT와 LG유플러스는 불리한 구조가 됐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 48.2%, KT 26.9%, LG유플러스 21.8%, 알뜰폰 3.1%다.
송재성 과장은 “단일접속료 체계에서는 후발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손해를 보는 사업자”라며 “하지만 접속료 차등 폭이 매년 줄어왔고 실질적으로 정책으로 인한 혜택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두 사업자도 폐지에 동의한 것이고, 차등을 폐지한다고 해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단일접속료+접속료 인하’ 통신원가↓
내년부터 적용되는 ‘접속료 단일화’와 함께 통신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은 ‘접속료 인하 수준’이었다. 인하 폭에 따라 통신사의 매출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번 상호접속료 산정에서 이동전화는 SK텔레콤을 기준으로 지난해 분당 19.53원에서 17.03원으로 13%, 유선전화는 13.44원에서 11.98원으로 11% 인하됐다. 내년에는 각각 14.56원과 10.86원으로 약 14%, 10%가 추가 인하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통신사 간 접속료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1조7천518억원에서 올해는 1조5천679억원으로 1천839억원 줄어들었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시장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통신 3사 매출에서 매년 약 2천억원씩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다.
반면, 매년 유무선 접속료가 10~14% 정도 인하되면서 이로 인한 원가 절감도 동시에 발생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접속료 인하로 인해 절감되는 원가만큼 통신비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시내전화(PSTN)와 인터넷전화(VoIP) 사업자의 접속료가 단일화되고, 유선전화와 이동전화 사업자 간 차등 폭도 6.09원(2015년)→5.05원(2016년)→3.70원(2017년)으로 줄어들 예정이어서, 현재 3분당 38원인 유선전화 요금의 인하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에 대해, 송재성 과장은 “통신사 입장에서 접속료는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원가의 구성요소이고, 이번 접속료 산정으로 7~8% 정도 인하 효과가 있다”며 “또 통화량이 늘어나면 접속료가 내려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접속료 수준은 매년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불하는 접속료 비용이 낮아지는 것처럼 받는 접속료도 낮아지기 때문에 차액만큼만 플러스 요인”이라며 “그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통신비 인하로 이어질 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SK군(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텔링크)과 KT는 접속료 정산에서 각각 390억원, 166억원 흑자였던 반면, LG유플러스는 449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 시내전화-인터넷전화 3분당 38원 벽 깨질까
미래부가 이동전화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점유율 증가 ▲주파수와 번호 등 구조적 경쟁요인 해소 ▲규모의 경제 효과 완화 ▲차등 격차가 완화되어 미미한 수준 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접속료 단일화’를 결정한 것처럼, 내년부터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VoIP)에서도 단일접속료를 적용키로 했다.
다만, 지난해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의 접속료 격차가 분당 3.48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는 이를 1.20원으로 축소하고 내년부터 동일 요율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무선 간 접속료 격차 역시 지난해 분당 6.09원에서 올해는 5.05원, 내년에는 3.70원으로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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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올해부터는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 사업자의 접속료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송재성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동일 요율 적용으로 접속료 단일화 정책을 적용함으로써 통신시장의 경쟁상황에 적합하게 접속체계가 정비됐다”며 “차세대 망으로 진화가 이뤄지고 있고 데이터 중심의 환경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접속료 정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