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단체들이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 택시 회사는 기사들에게 자동결제 되는 카카오콜을 받을 경우 사납금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공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관련된 사실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 “자동결제 카카오콜 받지마”
최근 대구에 있는 OO택시 회사는 기사들에게 “11월17일부터 받는 카카오콜(자동결제영수증)은 입금 시 인정 불가 하오니 11월17일부터는 자동결제 콜호출을 받으면 안 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회사 게시판 공고 내용을 참고하라고 안내했다.
즉 택시 기사가 자동결제 설정이 된 카카오택시 승객을 받을 경우 이를 사납금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달 4일부터 카카오택시 요금을 미리 등록한 카드로 자동 지불할 수 있는 자동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택시 기사는 기존 카드결제와 동일하게 한국스마트카드를 통해 운임을 받는다. 하지만 일부 택시 회사는 이 운임을 회사가 받은 뒤,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택시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회사가 사납금을 빌미로 소속 택시 기사들에게 자동결제 카카오택시 손님을 태우지 말라는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사실관계를 내부적으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 “T맵 택시 쓰세요”...카카오 “콜 수 오히려 늘어”
일부 택시 기사들은 카풀 서비스 반대의 뜻으로 승객들에게 SK텔레콤이 서비스 하는 ‘T맵 택시’ 이용을 직접 권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T맵 택시 가입 기사 수가 올 6월 말 3만 명에서 전날 10만2천명까지 늘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택시 단체와 기사들이 카카오택시 이용 반대에 나선 이유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 준비 중인 카풀 서비스가 택시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택시 단체들은 최근 광화문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두 차례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국회가 카풀 저지 법안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3건을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퇴근 시간에 한해 허용하고 있는 카풀 서비스 자체를 전면 금지하라는 내용이다.
카카오택시와 카풀에 대한 택시 단체들의 감정이 악화된 틈을 타 T맵이 10% 할인 이벤트 등으로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아직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이전보다 콜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T맵이 10만 기사 가입자 수를 공개했지만, 이보다 중요한 수치는 실제 운행 수와 콜 수”라면서 “카카오택시의 경우 일 평균 120만 콜, 최대 150만 콜이 발생해 이전보다 더 높은 운행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 정부 기조 ‘카풀 허용’ 쪽 무게
택시 단체들의 카카오 카풀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카풀 서비스로 인한 이용자들의 이동선택권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상황이다. 대중들의 여론이 카풀 허용 쪽에 더 크게 기울어 있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이달 중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김 장관은 2기 경제팀의 부담을 덜기 위해 민감한 이슈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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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된 ‘카풀제한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개정안)과 관련해 카풀 가능한 출퇴근 시간제한 대신 운전자만 하루 2회로 제한하자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카풀 서비스는 허용하되, 운전만 운행 횟수에 제한을 두자는 의견을 보인 것이다.
이 밖에 2만여 카풀 운전자 모임인 카풀러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카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공유경제 가치를 실현하고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높은 시민의식으로 카풀을 준법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