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골드바나 토지 등을 담보로 자금을 불법적으로 모집한 P2P대출업체의 투자 피해자가 늘어남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위규 위반 업체의 등록을 취소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중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향후 금감원은 P2P대출업체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하기 위해, 이를 준비하고 있는 유관기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19일 금감원은 지난 3월 19일부터 9월 28일까지 P2P 연계대부업자 178개사를 대상으로 P2P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한 결과 사기·횡령 혐의가 포착된 20개사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경찰에 수사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P2P대출업체는 연계대부업자로 등록해야 하며, 이들 연계대부업자는 금감원의 점검을 받는다.
금감원의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은 "20개 업체 중 상위권 대형업체는 수사 중이기 때문에 이름을 공개하긴 어렵다. 10위권 내외 업체도 점검 결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곳이 있다"며 "앞으로도 10곳 더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이 이미 결과를 발표한 불법 P2P대출업체에는 ▲아나리츠 ▲루프펀딩 ▲폴라리스펀딩 등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이번 P2P대출업체 현장점검 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 담보대출에 쏠림 현상이 여전해 투자자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161개의 P2P대출업체가 지난 5월말 기준으로 금감원에 전달한 자료에 따르면 담보대출 비중은 잔액기준으로 82%를 차지한다. 이중 PF와부동산 담보 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잔액 대비 65%다. PF대출 건은 연체율도 높다.
P2P대출의 평균 연체율은 12.5%인데 비해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의 연체율은 18.7%에 달한다. 이성재 국장은 "PF와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쏠림이 심화됨에 따라 부동산 경기 하락시 투자자 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투자자의 자금을 '돌려막기'하는 행위가 있었으며, 허위 차주나 허위 담보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 한 업체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을 PF사업장으로 속이거나 가짜 골드바를 내세워 투자자를 유인했으며 보유하지고 있지도 않은 부동산과 동산 담보권 및 사업 허가권을 마치 보유한 것처럼 투자자를 속인 경우도 있었다는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이성재 국장은 "처음부터 (돌려막기)의도를 갖고 시작했다기보다는 사업을 고위험으로 진행했는데 잘 안되면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다"며 "물고 물리는 복합적인 관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내년에도 부동산 P2P업체를 점검하겠다"면서 "지금 현재 1위 업체도 그 회사 조차도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대출 외에도 대출채권을 구조화해 만드는 업체에 대해서도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성재 국장은 "구조화 증권을 만드는 것은 복잡하다. 자금 흐름별로 상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증권화하는 것인데, 나중에 감당해야 할 신용리스크가 커지니 투자자의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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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현재 법적으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개인 소송뿐인 상황이라며, P2P대출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이근우 핀테크지원실장은 "법적 구속력이 주어지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현실적으로 최대한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규율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법제화가 지원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금감원의 현장점검 대상 조차 되지 않은 'P2P대출 플랫폼' 업체는 투자자 피해를 양산할 수 있는 마의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았기 때문이다. 이근우 실장은 "P2P대출 플랫폼 회사는 연계대부업체에 돈을 넘겨주고, 대부업체가 차입자에게 대부계약으로 해서 이 돈을 전달한다"며 "불법적 행위가 플랫폼 윗단에서 이뤄지는 데 금감원은 P2P연계대부업자만 점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