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그동안 정부 내부망에서 한 번도 나온적 없는 데이터를 밖으로 꺼내 올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정말 의미 있게 쓰이는 사례가 공공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 본다."
최근 만난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로코의 이진석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공공분야 데이터 개방 측면에서 의미있게 활용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공공 데이터 중에 원본 증명이 필요한 것들은 외부와 쉽게 공유할 수 없었다. 위변조 가능성 때문에 디지털로 문서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이런 문서들은 제출하는 시점에 원본임을 확인하는 '시점확인필' 도장이 찍힌 상태로, 실물 종이로 출력해야 효력을 인정 받았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이런 진본 여부가 중요한 공공 데이터까지 외부로 개방할 수 있게 한다"며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는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타임스탬프가 찍히기 때문에 해당 시점에 원본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에 데이터를 담는 방법은 데이터 크기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개인 정보, 민감 정보가 포함될 경우 해시값(일종의 디지털 지문으로, 원본 데이터를 유추할 수 없는 일련의 문자열)만 블록에 저장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구축 시범사업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그동안 온라인으로 유통이 어려웠던 주요 공공 데이터인 '부동산정보(토지대장)'를 쉽게 공유하게 한 사례다.
블로코는 코오롱베니트, 웨이버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부문을 맡았다.
이번 사업은 정부, 지자체, 금융권 등 부동산 정보를 활용해야 하는 모든 기관이 부동산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공유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지금까지 부동산 거래를 위해선 등기소, 국세청, 은행 등에 종이로 된 부동산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가령, 대출 신청자가 은행에 가면, 부동산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고, 은행에서도 신청자의 등기부 등록을 재 발급해 확인해야 했다. 이 과정이 번거롭고, 종이 증명서 위변조 가능성도 있었다.
블록체인 시스템이 도입되면 종이 증명서 발급과정이 없어지고, 은행에서 실시간으로 토지대장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이번 사업이 블록체인 기술로 부동산 거래에서 종이 없는 환경을 구현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정부 내부 방에 이중삼중 보안 시스템을 만들고 제한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개방했던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완전 개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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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망분리 같은 기술을 써서 내부망에 꽁꽁 싸매고 있었던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개방한 사례"라며 "블록체인 기술로 데이터의 신뢰를 보장했기 때문에 외부에 오픈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공개된 공공데이터는 진본이 크게 의미 없는 것들로 국한되어 왔다. 블록체인으로 더 많은 주요 공공 데이터가 외부로 나올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