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DAS로 글로벌 車 업계 사로잡다

[강소기업이 미래다㊳] 설립 20년 '모본'

카테크입력 :2018/11/13 10:58    수정: 2019/01/10 13:44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㊳ 글로벌 車 ADAS 강자 떠오른 모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이라고 부르는 ADAS는 자동차 시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언제든지 사람의 과실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자동차 스스로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ADAS는 세부적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경고, 차선유지보조, 전방충돌경고, 전방충돌방지보조, 사각지대보조, 후측방충돌방지보조, 후측방충돌경고 등으로 나눠진다. 이 ADAS 기능들은 차량 외부에 부착된 레이더 센서와 앞쪽 윈드쉴드에 부착된 카메라 기반으로 작동된다.

초기 ADAS 시장은 고급차 시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카메라와 레이더 등 부품 가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고급차 모델이라도 ADAS 시스템을 선택하려면 최소 100만원 이상의 옵션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때도 있었다.

중국 킹롱이 제작한 대형버스 ‘XMQ61'에 국내 차량용 전장 솔루션 기업 모본의 ADAS 제품 'MDAS-9'이 탑재된다. (사진=모본)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손쉽게 ADAS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법은 초기 차량 구입 시 해당 사양을 선택하는 것이다. 애프터마켓 시장에서는 이미 ADAS 기능이 되는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기능을 내놨지만,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 삼성동에 본사가 있는 국내기업 모본은 이같은 ADAS 문제점과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중국, 이스라엘, 칠레, 페루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강소기업으로 떠올랐다.

1998년 설립돼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는 모본은 초기에 이동통신기기 시험·인증 전문회사로 출발했다. 다년간의 무선통신 사업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1년 처음 ADAS 시장에 진출했다.

모본은 ADAS 시장 진출 6년만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2월 ADAS 선진국인 이스라엘의 교통부 성능 테스트를 모빌아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 기업 최초로 통과한 것이다.

■핵심 기술과 부품 : 블랙박스 겸용 ADAS 장치 MDAS-9

MDAS-9 제품은 모본 ADAS 사업의 얼굴과도 같다.

MDAS-9는 차선인식과 앞차 통행 유무 등을 감지하는 카메라와 운전자용 경고장치 등으로 나눠진다. 차선이탈경보, 앞차추돌경보, 보행자추돌경보, 앞차출발알림, 근접경고알림 등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이같은 기능은 모본뿐만 아니라 다른 중소업체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블랙박스 등에서도 기본적으로 차선이탈경보 등을 제공한다.

모본의 MDAS-9는 ADAS 기능뿐만 아니라 HD 화질 녹화가 가능한 2채널 블랙박스 기능을 갖춰 차별화를 이뤄냈다. 윈드쉴드에 보조장치 크기를 줄여 미관을 개선하고 안전에도 신경쓰겠다는 포부다.

모본은 MDAS-9를 통해 지난해 2월 ADAS 선진국 중 하나인 이스라엘의 교통부 성능 테스트를 모빌아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 기업 최초로 통과했다. 유럽연합(EU)의 차량 안전성 평가 기준인 유로NACP 및 ECE130에 부합하고, 한국자동차부품연구원(KATECH) 등 전세계 주요 시험기관 및 정부 인증까지 받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모본의 기술력이 인증받자, 모본은 지난 3월 중국 버스 제조사 킹롱과 MDAS-9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7월에는 멕시코, 칠레, 페루에서 총 100만 달러에 이르는 판매 계약을 수주하게 됐다.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 나선 조균하 모본 부사장이 ADAS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모본)

■조균하 부사장 “순수 국산 ADAS 기술로 글로벌 인정받아”

모본에서 ADAS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조균하 부사장은 “외국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수 국산 ADAS 기술력으로 글로벌 업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자부했다.

1998년 세테콤(CETECOM)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모본은 2011년 ADAS 사업 전 무선통신 인증 사업에 전념해 이름을 알려왔다. 2008년에는 GM 블루투스 모듈 2차 사업자로 선정되고, 2011년 포드로부터 인증 테스트랩 인가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자동차 ADAS 솔루션과 하드웨어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

모본의 ADAS 사업은 시작부터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조 부사장은 “ADAS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사업이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 ADAS 알고리즘에 특화된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며 “2013년 차선이탈경고장치 MDAS-10를 만들고, 2015년 전방추돌경고 및 차선이탈경고 통합 시스템 MDAS 3LF가 나왔을 때도 알고리즘에 대한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모본의 애로사항은 2017년 이스라엘과 국내 시험인증이 통과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지금은 ADAS 관련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임원도 생길 정도로 ADAS 관련 사업이 탄탄해졌다.

모본은 지난해 ADAS 관련 사업 호조로 매출 35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글로벌 사업 수주 등의 영향으로 453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 부사장은 “우리 모본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블루투스 관련 사업이 40%를 차지하고 있고,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ADAS 분야에서 30%, 인증 사업 분야에서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ADAS 사업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분야에서도 안정적인 기세를 유지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모본에서 ADAS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조균하 부사장 (사진=모본)

■임원 대다수 10년 이상 근무..열정 강조

모본은 서울 삼성동에 본사를 두고 있고, 용인에 자체 시험소를 마련했다. 중국 청도에는 별도 공장이 마련됐다. 서울 삼성동과 용인 시험소 인력을 다 합치면 97명이고, 중국 청도 근무 인력은 95명에 달한다.

모본 부장급 이상 임원들은 대다수 약 10년이 넘는 근무 기간을 자랑한다. 직원과 임원들간의 갈등이 없어 서로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는 것이 조 부사장 설명이다.

조 부사장은 “모본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단 한명의 계약직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라며 “다른 업체로 이직하는 직원들도 현재까지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직원들의 해외연수 권유 등의 복지 혜택이 모본의 좋은 회사 분위기를 이끄는데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조 부사장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재상은 바로 스마트한 열정이라고 본다”며 “우리는 자기 일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중요시하며, 밤늦게까지 일하라고 강요하는 문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모본은 지난 1월 미국 CES 2018에서 졸음운전 방지시스템 등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단순히 MDAS-9가 구현하는 경고 기술에만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위험 상황을 스스로 방지할 수 있는 보조 기술도 갖추겠다는 포부다.

모본은 앞으로 자동차 비포마켓 시장이 아닌 애프터마켓 시장에 전념할 계획이며, 새로운 자동차 기술 탑재를 원하는 중국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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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본은 지난해 11월 중국 현지 전기차 제조사 즈더우와 ADAS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나오는 초소형 전기차에는 모본 기술이 반영된 순정 ADAS 제품이 탑재됐다. 즈더우와의 파트너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언제든지 모본이 중국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조 부사장은 "우리가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사업에 편승할지 아직 모른다"며 "승용차와 상용차 등에서 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ADAS 관련 사업에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