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㊲ 세계로 가는 한국 1등 명함앱 리멤버
명함앱 하나로 세계를 연결시키고 싶다는 야심찬 비전을 가진 회사가 있다. 지금까지 1억 2천장이 넘는 명함을 수기로 입력하는 드라마앤컴퍼니다. 이 회사는 명함앱 '리멤버'를 서비스하고 있다. 명함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리멤버가 명함 정보를 앱에 직접 입력해준다. 광학문자인식(OCR) 기술 기반 앱들과는 달리, 사람의 손을 믿은 결과 정확도가 99.9%까지 나왔다.
리멤버 가입자는 지난 7월 200만명을 넘어섰다. 3040세대 가입자 층은 66%가 넘는다. 20대는 10%, 50대 이상도 24%나 된다. 아직도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출시 초기만 해도 가입자는 IT업계 종사자 위주였지만, 점차 확대됐다. 이제 드라마앤컴퍼니의 리멤버는 인맥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드라마앤컴퍼니의 눈은 이미 세계로 향해있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에도 진출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서다. 일본을 시작으로 다른 나라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회사는 각 나라의 명함 문화를 파악해 서비스를 현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핵심 기술과 제품 : 명함 관리, 리멤버 하나면 '끝'
리멤버는 기계적인 프로세스보다 사람의 손이 더 정확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앱 생태계가 만들어질 무렵, 우후죽순 생겨나는 명함 관리 서비스 앱에서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단기간 국내 명함앱 1위로 올라섰다.
리멤버의 강점은 명함 정보를 사람이 직접 입력해 준다는 점이다. 500여 명의 타이피스트들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업로드 되는 명함을 직접 입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처리한 명함만 1억2천장이 넘는다. 이 명함을 쌓는다면 에베레스트 산보다 높아진다.
이런 기능 때문에 이 유료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무료 서비스다.
앱에서 명함을 찍기만 하면 알아서 입력되며, 앱 안에서 쉽게 명함을 검색할 수 있다. 리멤버에 저장된 명함 정보는 앱내 옵션을 통해 휴대폰 연락처에 저장할 수 있으며, 엑셀로도 리스트업할 수 있다.
특히 최신 명함정보가 자동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이직이나 승진 등을 빠르게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량의 명함 촬영이 필요할 땐 스캔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앱에서 이 서비스를 신청하고 명함을 택배로 보내면 회사가 알아서 사용자 계정에 등록해주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된다.
팀명함첩 기능도 주목할만하다. 기업용 공동 명함관리 솔루션인 이 기능은 사내 공동 영업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명함이 팀과 공유되기 때문에 임직원 변동에도 유실 우려가 없다. 이를 통해 신규 영업 기회 발굴 등 조직내 업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리멤버는 개별 명함 입력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할 생각은 전혀 없다. 대신 대량명함 스캔 대행 서비스나 광고, 팀 명함첩 관리 서비스 등은 유료로 제공된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이처럼 인적 네트워크 정보를 보관하고 다루는 만큼, 해킹이나 정보 유출이 되지 않도록 보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명함 입력자가 해당 명함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도록 타이피스트가 각자 맡은 항목만 입력한다.
한 장의 명함을 정보 항목 단위로 나눠 여러 타이피스트가 분산해 입력한 뒤 합치는 방식이다. 데이터는 부분 암호화돼 저장되며, 누가 어떤 명함을 업로드했는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 미래 비전 : 한국형 링크드인, 세계로 뻗는다
드라마앤컴퍼니는 2013년 7월에 설립된 후 그 다음해 1월 리멤버 서비스를 베타로 출시했다. 출시된 지 2개월이 채 안 된 2014년 3월, 1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해 12월에도 20억원을 추가 투자 받았다.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앞서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에 인정을 받은 동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리멤버는 출시되자마자 국내 명함관리 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매달 평균 35%이상 이용자가 늘면서 출시 1년이 채 안 돼 누적 처리 명함 수 600만장을 넘어섰다.
2015년 9월, 드라마앤컴퍼니는 총 6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단기간에 명함관리 시장을 선도하며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링크드인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네이버와 라인플러스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두달 뒤 네이버 자회사로 편입됐다.
드라마앤컴퍼니는 회사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한국형 링크드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링크드인이 풀어나가고자 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요구가 한국에도 있을 것이고, 한국 문화에 맞게 이 서비스를 풀어나가고자 했다. 필요한 인력이나 기업을 찾으려고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다.
추후에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디렉토리 역할을 해 업종을 분류하고, 카테고리를 나눠 맞춤 인력을 찾을 수 있는 큐레이팅 서비스까지 가능해진다.
이같은 기술을 발판으로 드라마앤컴퍼니는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회사는 라인을 통해 일본에 진출했다. 이미 시장 반응이 좋다. 10월부터는 매스마케팅도 기획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일본을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들의 명함 관리 요구를 파악해 점차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문화 : "꿈꾸는 것을 반드시 이뤄내자"
드라마앤컴퍼니 사명에는 여러 단어가 접목돼 있다. '꿈꾸는 것을 반드시 이뤄내자'(Dream and make it happen)란 뜻을 담아 DRAMA라는 단어를 만들어냈고, 또 이 미션을 담은 회사라고 해서 뒤에 컴퍼니를 붙였다.
리멤버라는 서비스 명은 명함이 스쳐지나갈 수 있는 인연이지만, 그 인연들이 소중하게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어졌다.
비즈니스 인연이라도 소중하게 기억되는 곳을 만들고 싶고, 또 명함이 기회와 성공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최재호 대표의 바람이 담겨져 있는 이름이다.
최 대표의 회사 운영 기조는 단순하지만 분명하다. '일이 되도록 모든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일에 방해되는 모든 요소들을 모두 없애자는 것도 최 대표의 목표다.
모든 직원들에게 자유가 아닌 자율을 주며 책임을 강조한다. 팀마다 미션을 정하게 해서 그 팀에서 잘하는 미션을 풀어내게끔 한다.
이 회사에는 직급이 없고 직책만 있으며 이름에 '님'을 붙여 구성원을 부른다. 최 대표는 연차 때문에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역할에 한계가 있는 것을 지양한다고 말한다. 그는 직급과 연차로 역할을 규정하기 싫어서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회사 규모를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 현재 50명 규모에서 좀 더 확장 시킬 예정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시도를 하기 위해 개발이나 운영, 디자인 CS 분야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 최재호 대표 "고객 불편 사항, 지구 끝까지 가서 해결하겠다"
최 대표는 카이스트 재학 시절 인터넷 쇼핑몰을 하며 사업에 눈을 떴다.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2년 동안 팔면서 사업의 맛을 봤지만, 학생 신분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졸업 후 컨설팅 회사에서 6년 정도 근무하면서 내공을 쌓았다. 다른 사람에게 조언하는 것을 넘어, 내 사업을 제대로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차리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최 대표 부모님은 가슴이 뛰는 삶을 살라는 조언을 해줬다. 회사를 창업할 때에도 최 대표는 이 원칙을 생각했다. 미국에서 링크드인 서비스를 써보면서 왜 아시아 국가에서는 활발히 쓰이지 않을까 의문을 가진 그는 한국형 링크드인을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명함이라는 매개체가 곧 링크드인의 이력서 처럼 쓰인다고 생각해, 오프라인의 명함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서비스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서다.
최재호 대표는 명함관리 앱이 꾸준히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했다. OCR 문자인식 기술로 명함 정보를 읽어내는것이 정확하지 않아 수정하는 작업이 불편해 사용자들로부터 외면 당한 명합앱의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 대표는 "사업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불편함을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객의 불편함은 지구끝까지 쫓아가서 해결해야 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유로 최 대표는 명합앱 서비스를 수기입력으로 시작하게 됐고, 그마저도 귀찮은 사용자들을 위해 스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리멤버에 붙일 수 있는 수익모델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장은 수익모델이 없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나 인맥라운지 등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비즈니스 성장 가능성을 봤다. 리멤버 가입자가 어느정도 규모에 올라서면 확실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다. 직장인 타겟으로 하는 리멤버만 잘할 수 있는 광고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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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시장에 진출한 명함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명함을 주고받는 문화가 엄격하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적 특성을 분석해 차근차근 다른 나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아직 추후 진출할 국가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더 내실있게 성공한 후 단계별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필요한 사람이나 회사를 찾고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