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을 합쳤다.
3사는 정부가 추진할 예정인 배터리 핵심 기술 공동 연구개발(R&D) 사업에 1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배터리 분야 핵심 기술도 공동으로 개발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내 이차전지 3사 관계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 펀드 결성·공동 R&D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행사엔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SDI 대표, 김종현 LG화학 부사장, 이성준 SK이노베이션 전무가 참석했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탑재되는 차세대 배터리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비견될 만큼 성장세가 높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 원천기술(IP) 확보와 차세대 배터리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차세대 배터리 펀드를 출자해 유망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육성에 힘쓰기로 했다.
펀드는 내년 1분기 내로 결성될 예정이다.
각 업체는 차세대 배터리 관련 분야인 소재와 공정, 장비 핵심 기술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정부가 ▲전고체전지 ▲리튬금속전지 ▲리튬황전지 등 3개 분야에서 추진할 예정인 R&D 사업에 공동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3사는 핵심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향후 차세대배터리기술 기획자문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날 성윤모 장관은 "이차전지는 시장규모가 메모리를 넘어설 대표적인 고성장 신산업이자, 전기차·ESS 등 신에너지 사업의 게임체인저(국면 전환자)"라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시장을 놓고 더 안전한, 더 멀리 가는, 더 저렴한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3사가 힘을 합쳐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 장관은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던 3사가 개별 연구나 대응에서 머물지 않고 합심해서 기술개발을 추진해 해외기업의 IP 공격에 공동 대응하고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등 차세대 산업의 생태계도 같이 만들어 가기로 한 점은 아주 큰 의미를 지닌다"며 "정부도 이차전지 기업들의 기술혁신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차전지 업계가 국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혁신성장을 저해하는 걸림돌을 적극 발굴·해소하고 연관 산업 간 협업 등 수요산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배터리 시장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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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장관은 "오늘 체결된 MOU를 계기로 차세대 배터리 펀드 조성과 공동 R&D 사업기획을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도 제2호, 제3호 배터리 펀드 결성을 기대한다"며 "배터리는 물론이고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3사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등 중소·중견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기술에 대비한 전문인력을 양성해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