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3D바이오프린팅 기업 티앤알바이오팹(T&R Biofab)이 이달 말 코스닥 상장 후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티앤알바이오팹은 바이오잉크부터 프린터, 인공 지지체, 인공장기, 3D세포 치료제 등 바이오프린팅 응용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심근 조직 재생에 필요한 세포 치료제, 인공피부에서는 연구 성과를 내고 있어 시장에 충분한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잉크 제품으로 글로벌 생명과학기업, 화장품기업 등과 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10개 품목이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인공 지지체로 미국과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를 진출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티앤알바이오팹은 8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진풍정에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2013년 설립된 3D바이오프린팅 전문기업이다. 3D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조직·장기 바이오프린팅을 위한 바이오잉크 ▲생분해성 의료기기 ▲3D바이오프린팅 시스템 ▲체외 시험을 위한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Organoid) ▲3D프린팅 세포 치료제 등을 개발, 제조하고 있다.
회사 공동 창업자인 윤원수 대표와 조동우 기술고문, 심진형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모두 포항공대 출신이다. 창업자들은 대학에서 15여년간 연구한 3D바이오프린팅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고 창업했다. 개발한 기술 특허도 회사로 기술 이전했다.
윤 대표는 “티앤알바이오팹은 2013년 설립 후 3D바이오프린팅에 필요한 재료인 바이오잉크부터 시스템, 응용기술까지 전 주기 기술을 확보한 전문기업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으며 코스닥 상장이 완료되면 해외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 목표는 세포치료제…시장성 큰 인공장기도 집중
티앤알바이오팹은 보유한 3D바이오프린팅 전 주기 기술력을 지속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3D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3D프린팅한 인공 세포로 손상된 얼굴뼈나 치조골을 재생·재건하는 것부터 연골이나 심장, 간 같은 장기를 치료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심근 조직 재생에 필요한 혈관화된 3D줄기 세포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심근 조직이 손상되면 혈관이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티앤알바이오팸은 심근 세포와 혈관 세포를 프린트한 후 패치 형태 반창고로 만들어 붙이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쥐 실험 결과 좋은 결과가 나왔으며 대동물 실험 단계로 넘어갔다. 이외 정부에서 36억원 지원을 받아 혈관 프린팅 기술도 연구 중이다.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은 신약 개발, 화장품 독성 평가, 질병 모델 개발 등에 필요한 인공장기나 오가노이드 제조로 이어진다. 오가노이드 제품은 임상시험 등 인허가 부담이 적고 광범위한 시장에 적용할 수 있어 티앤알바이오팹의 단기적 사업 목표다. 현재 시장성이 큰 피부, 간 오가노이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이면 표피부터 진피층까지 각 층이 프린팅된 전층 피부 모델이 제품화되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표는 “당사가 바이오잉크부터 프린팅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 이유는 연구 초반인 2000년 연구에 사용할 만한 재료나 세포 프린팅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전주기 기술을 자체 개발하면서 바이오잉크와 프린팅 시스템, 인공 지지체 등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오가노이드와 세포 치료제 기술도 단계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심 CTO는 “최근 동물 윤리문제로 화장품 동물실험도 금지되는 추세다. 동물을 대체할 만한 인공장기가 필요하지만 사람 손으로 만들기엔 어렵다”며 “3D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실제 장기와 유사해 체외 평가 모델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장기를 만들면 분명한 상업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 세계 최초 바이오잉크로 글로벌 기업과 협업
티앤알바이오팹은 보유한 각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자신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탈세포화된 세포외기질(dECM)’ 바이오잉크는 2014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서 바이오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현재까지 8종의 dECM 바이오잉크를 만들었으며 지난해 5월 ‘deCelluid’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다.
해당 기술력으로 티앤알바이오팹은 글로벌 생명과학기업 머크의 자회사 밀리포어시그마(Millipore Sigma)와 지난 8월 제휴해 세계 유통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으로 바이오잉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이외 글로벌 화장품기업 로레알과 2014년에 이어 올해 9월 협력 연구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의료기기 업체와도 업무 협약을 논의 중이다. 해당 기업들 모두 티앤알바이오팹에 먼저 찾아와 협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자체 개발한 환자 맞춤형 생분해성 인공 지지체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10개 제품이 품목 허가를 받았다. 윤 대표는 “3D프린팅 인공 지지체로는 세계 최대 품목 허가 수”라며 “지난해 말 기준 3천 이상의 임상 적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해외서는 환자 맞춤형 인공 지지체 임상 적용 사례가 적은 만큼 티앤알바이오팹은 자사 사례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뚫을 계획이다. 현재 ▲필리핀·베트남·태국(예상 시장진입 시기 2019년 초) ▲미국(2019년 상반기) ▲말레이시아·인도네이시아·인도(2019년 중반) ▲유럽(2020년 상반기) ▲중국(2022년 중반) 등에서 의료기기 인증 허가를 추진 중이다.
심 CTO는 “미국에서도 맞춤형 인공 지지체 적용 사례가 많지 않아 당사에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의료기기 승인 허가를 추진 중”이라며 “당사 인공 지지체는 올 3월 해외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인 ISO 13485 인증을 획득했다.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ISO 인증과 한국 허가만 있으면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친 후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티앤알바이오팹은 맞춤형 3D바이오프린터도 연구소 등에 이미 공급 중이며 상용화 모델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지난해 개발한 3D바이오프린터는 상용화 수준에 가깝다. 프린팅 시스템을 사업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이같은 기술력과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은 매우 드물며 앞으로도 3D바이오프린팅 선도기업으로 세계시장에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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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CTO는 “3D바이오프리팅 기업 자체가 거의 없어 대륙별로 하나둘 정도만 있는 정도”라며 “당사는 창업 후 200여건 이상 SCI급 논문을 발표했으며 국내외 62건 특허를 보유했다. 특허 건수는 세계 3위 수준”라고 말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이달 말 기술 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120만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8천~2만3천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약 276억원을 조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