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비전, 딥러닝, 자연어처리, 비즈니스 네트워킹 패브릭, 분산원장기술(블록체인), 엣지컴퓨팅, 양자컴퓨팅, 서버리스컴퓨팅, 적층가공(3D프린팅), 증강가상현실, 디지털트윈, 나노기술...”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19 ICT 산업전망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데인 앤더스 포레스터리서치 부사장은 향후 주목해야 할 12대 정보통신기술(ICT) 동향을 이같이 꼽았다.
데인 앤더스 부사장이 지목한 12개 기술은 4개의 범주로 묶을 수 있다. 컴퓨터비전, 딥러닝, 자연어처리 등은 인공지능(AI) 범주에 포함돼고 나머지 기술은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 컴퓨팅 패러다임, 물리적 디지털 등으로 구분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2천100여개 ICT 기업의 의사 결정자의 설문을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12가지 기술을 꼽았다. 주요 ICT 기업들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술을 우선 순위로 둔 것이다.
데인 앤더스 부사장은 “각각의 기술이 개별로 운용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기술과 어떻게 융합하는지가 중요하고, 기술의 교차를 통해 돌파구가 생긴다”면서 “2천100여개 ICT 기업의 혁신 향상을 위해 사내에 구축하고 있는 역량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공지능, 어떻게 쓰일 것인가
앤더스 부사장이 가장 먼저 꼽은 주목할 기술은 AI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컴퓨터비전, 딥러닝, 자연어처리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꼽았다.
우선 사진이나 동영상을 분석하는 컴퓨터비전 기술은 개체나 개체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기술로 정의했다. 안면인식부터 감정인지 등의 상품 서비스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기술을 연구개발, 상용화, 성장 등 세 단계로 나눌 때 컴퓨터비전은 상용화 단계 기술로 꼽았다. 컴퓨터비전은 2022년까지 상용화 단계를 거치고, VC업계의 투자는 지난해 12억5천만 달러 규모로 2015년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컴퓨터비전의 대표적인 회사로는 HPE,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언급했다.
컴퓨터비전에 이어 딥러닝을 주요 기술로 지목했다. 딥러닝은 신경 네트워크를 통해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기계 학습 기법으로, 비구조화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 학습할 수 있는 점을 특징으로 설명했다.
딥러닝 분야에서 앞선 회사로는 구글 텐서플로, 플루이드AI 등을 꼽았다. 지난해 VC업계의 투자 규모는 32억달러에 이른다.
자연어처리도 딥러닝과 함게 주요 AI 기술로 꼽혔다. 챗봇 등이 최근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딥러닝과 함께 2020년까지 상용화 단계를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앤더스 부사장은 자연어처리의 사례로 시티뱅크를 주목했다. 앤더스 부사장은 “시티뱅크는 자연어처리 기술로 적절한 마케팅 단어를 선택하는 솔루션으로 고객이 이메일을 열어보는 비율을 80%나 개선했다”고 밝혔다.
■ 디지털 생태계, 어떻게 엮일 것인가
디지털 생태계 범주에서 앤더슨 부사장이 우선 꼽은 기술은 비즈니스 네트워킹 패브릭이다. 다소 생소한 표현이지만 네트워크 구성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데이터를 한데 묶은 것으로 표현했다.
예컨대 엣지 인프라, IaaS 백본, 라우터, SDWAN 오버레이 등의 솔루션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네트워크 구성을 직물(패브릭)처럼 엮여있다는 뜻의 표현이다.
이 분야의 대표적인 선두 회사로는 시스코, 화웨이, 주니퍼네트웍스, 노키아, VM웨어 등 전통적인 네트워크 장비 회사가 꼽혔다. 최근 들어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어 디지털 생태계 분야에서 분산원장기술이 주목할 기술로 꼽혔다. 국내서 블록체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기술이다.
이날 꼽힌 기술 상당수가 2020년대 초반까지 상용화 단계를 밟을 것으로 본 것과 달리 분산원장기술은 2030년까지 상용화 단계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발전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앤더슨 부사장은 “분산원장기술은 개발과 발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단순 퍼블릭 분야에서는 빠를 수 있지만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상용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분산원장기술로 중개 수수료 수익 기반 업계는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도 이목을 끈다.
앤더슨 부사장은 “미국의 아케이드시티라는 회사는 분산형 레저를 하려는 회사인데, 우버와 같이 자동차를 공유하는 회사는 수수료를 통해 중개하는 반면 아케이드시티는 블록체인 기술로 고객의 수요와 공급을 직접 연결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은 우버의 킬러가 될 수 있는데, 드라이버에 더 많은 수입을 주기 위해 수수료를 떼지 않고 고객을 직접 연결시키면 이전과는 다른 공유 서비스가 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가 탄생하면서 중개자 역할로 비즈니스를 했던 기업들은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컴퓨팅, 패러다임이 바뀐다
컴퓨팅 분야에서는 엣지컴퓨팅, 서버리스컴퓨팅, 양자컴퓨팅 등이 주목할 기술로 꼽았다. 세가지 컴퓨팅 기술을 두고, 데이터를 처리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방법이 이전과는 전혀 다를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우선 엣지컴퓨팅을 주목할 컴퓨팅 기술 첫째로 꼽았다. 단순히 중앙 집중 서버가 아니라 데이터가 발생한 소스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적인 측면보다 고객의 경험을 최적화시키고 연결된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에 중점을 뒀다.
VC업계의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분야다. 이를 두고 앤더슨 부사장은 투자 규모가 줄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기업들이 투자를 받지 않고 자체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엣지컴퓨팅을 선도하는 회사로는 아마존, 델 EMC, 구글, HPE, IBM, 마이크로스프트 등을 곱았다. 즉 대부분의 기존 컴퓨팅 관련 기술 회사들이 모두 뛰어든 분야라는 설명이다.
엣지컴퓨팅이 2022년까지 상용화 단계를 거친다면 서버리스컴퓨팅은 2030년까지 성장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봤다. 상용화 단계를 넘어 더욱 쓰임이 늘어날 기술이란 뜻이다.
대표적인 회사로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져 등이 꼽혔다.
컴퓨팅 분야에서 마지막으로 꼽힌 양자컴퓨팅은 가장 먼 단계의 기술로 봤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상용화 이전의 연구개발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럼에도 양자컴퓨팅은 발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점이 주목된다.
앤더슨 부사장은 “양자컴퓨팅은 궁극의 기술이라고 하지만 연구 실험 단계에서 갈 길이 멀다”면서도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지만 양자기술을 통한 기존 암호화의 붕괴를 고려하면 지적재산권이나 안보 차원에서 국가적으로 발전시킬 수 밖에 없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 물리적으로 다가온 디지털 분야
물리적 디지털 범주로 묶인 주목할 기술은 가상증강현실, 적층가공, 디지털트윈, 나노기술 등이다.
우선 360도 카메라,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등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꾸준히 발전할 기술로 꼽았다. 2025년까지 상용화 단계를 거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초기 단계지만 VC 업계의 투자 규모가 매우 크다는 이유에서다.
가상 증강현실 분야의 VC 업계 투자 규모는 2015년 7억1천400만 달러, 2016년 18억6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32억1천만 달러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현실의 장비나 사물을 가상에 구현한 디지털트윈도 주목할 기술에 포함됐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아마존, 다소시스템,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PTC, SAP, 지멘스 등이다.
디지털트윈의 경우 2025년까지 상용화 단계를 거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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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은 2025년까지 연구개발이 진행될 기술로 꼽혔다. 반도체나 배터리 등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기술로 삼성이 앞서있는 분야로 소개된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서 3D프린팅으로 잘 알려진 적층가공은 향후 의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됐다. 앤더슨 부사장은 특히 미국 해군과 록히드마틴이 AI 기반 3D프린팅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사례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