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로봇 역량 성장 중...산업용 로봇출품 역대 최대"

[인터뷰] 조영훈 한국로봇산업협회 이사

디지털경제입력 :2018/11/23 16:47    수정: 2018/11/23 17:35

한국 로봇산업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일본 도요타가 개발한 산업용 용접로봇이 도입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4년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이 국산 로봇 개발에 성공하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한국로봇산업협회(협회)도 1999년에 설립됐다.

국내 대표 로봇산업 단체로 15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 협회는 ▲로봇 보급 촉진 위한 법·제도 건의 ▲로봇 연구개발 지원 ▲로봇표준 개발 및 보급 ▲국내외 로봇 통계 조사 분석 ▲국내 대표 로봇산업 박람회 로보월드 개최 ▲해외 수출 및 국제 협력사업 등이 핵심 사업이다.

한국을 로봇 3대 강국에 올려놓기 위한 토대도 차근차근 쌓아오고 있다. 기술과 정보 교환, 표준화와 전시회 협력 등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도 국제로봇연맹과 미국로봇산업협회, 일본로봇공업회, 중국로봇산업연맹 등 20여곳과 맺고 있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로보틱스 클러스터로 꼽히는 덴마크 오덴세 로보틱스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협회 이사는 “협회는 국내 로봇 이용 활성화를 통해 사업 기반을 조성하고 로봇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에 국내 로봇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2004년부터 당시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와 국민로봇사업단에서 사업 총괄을 맡으며 로봇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8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산하 한국로봇연구조합 ▲2009년 지식경제부 산하 제1차 지능형서비스로봇 기본계획 ▲2009년 부산시 로봇산업육성협의회 위원 ▲2012년 한국로봇산업협회 ▲ 2012년 서울로봇고등학교 운영위원 ▲2013년 로봇비즈니스밸트조성사업 외부자문단 위원 ▲2014년 산업부 산하 제2차 지능형서비스로봇 기본계획과 기술표준원 산업표준심의회의 로봇 및 로봇장치 전문위원회 위원 등에 참여한 바 있다. 14년간 국내 로봇산업 활성화 연구, 사업 기획을 맡아온 전문가로 협회에선 6년째 사업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조 이사는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인 ‘2018 로보월드’에서 그간 노력의 결실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13회째를 맞은 로보월드가 확실하게 B2B(기업 간 거래) 전시회로 자리 잡아 국내외 로봇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로 확실히 매김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의미는 여러 제조 공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과 물류로봇, 소형로봇, 모바일 플랫폼 등이 줄줄이 전시되면서 국내 로봇사들의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전시 현장에는 협동로봇이 식품 분류부터 부품 조립, 밀링 등 여러 공정에 활용되는 시연공간과 물류로봇, 모바일 플랫폼 등이 무거운 짐이나 협동로봇 등을 싣고 이동하는 시연 공간 등도 마련됐다.

앞으로 로봇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에 맞춰 여러 로봇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다양한 공정을 자동화시키고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조 이사는 “올해 로보월드는 산업용 로봇 출품 비중이 70%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그만큼 산업 전시회로 확실하게 안착했다”며 “특히 이번 전시회에선 협동로봇과 물류로봇, 모바일 플랫폼, 소형로봇 등이 등장해 한국형 스마트팩토리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한화정밀기계, 두산로보틱스 등 대기업 계열사 외에 유진로봇, 뉴로메카, 티로보틱스, 로보스타, 민트로봇, 에스비비테크, 레인보우로보틱스, 한성웰텍, 수성 등 국내 중견,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로봇을 출품한 것 역시 국내 로봇업계 기술력이 한층 더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라는 설명이다.

조 이사는 국내 서비스 로봇업계도 시장에서 수익을 내거나 수요가 확인되는 제품들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로보티즈와 로보로보 등이 주도하는 교육 로봇은 이미 시장에 자리 잡았다. 유진로봇이 들고 나온 물류로봇 고카트는 서비스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며 “재활로봇관이 따로 마련될 정도로 재활용 웨어러블 로봇들이 다수 나온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 산업 키우려면 ‘상생 협력’은 필수

협회는 국내 로봇업계가 계속 성장하고 해외 진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있도록 상생 모델도 고민 중이다.

협회가 그리는 상생 협력 모델은 로봇과 콘텐츠 개발사, 로봇 서비스 사업자 등을 모두 포함된다. 로봇 개발사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면 정부가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콘텐츠 개발사도 협력을 통해 로봇 콘텐츠를 개발해 공급한다. 로봇 서비스 사업자는 로봇이 실제 고객에 판매되고 로봇 서비스 접수나 제공 등을 맡는다.

로보월드 현장에 등장했던 대로 협동로봇과 모바일 플랫폼이 결합되거나 LG전자가 로보스타, SG로보틱스 등 기술력을 갖춘 로봇전문기업에 투자해 함께 기술 개발을 하는 등 로봇 개발사 간 협력도 있다.

조 이사는 “하나의 로봇기업이 모든 로봇 기술을 가질 수 없고 잘 할 수도 없다”며 “세계 시장에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이 나설 때 수직계열화 방식으로 기술력을 갖춘 국내 중견, 중소기업들이 함께 나가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처럼 국내 로봇업계 성장 도모를 위해 또 다른 중요 활동인 제 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19~2023년) 수립을 앞두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과 협력해 올 하반기부터 수립 작업에 들어간다.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에는 로봇 연구개발 계획과 보급 사업 전략, 인증과 표준을 포함한 생태계 조성 전략 등 실질적인국내 로봇산업 육성정책 과제들이 들어간다.

관련기사

조 이사는 1~2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했지만 이번 3차에는 현장을 잘 아는 협회 실무진들이 참여한다.

조 이사는 “협회는 국내 산업용 로봇부터 의료로봇, 서비스 로봇까지 각 분야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을 쌓고 협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며 “국내 기업들이 어떤 구체적으로 도움을 원하는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듣고 정부부처 등과 협력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