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개편에 설 자리를 잃은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국회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통사의 신규 요금제를 알뜰폰에 판매하도록 의무화하지 않으면 알뜰폰 가입자가 지속 이탈할 것으로 본다"며 "연내 관련 법안 통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노웅래 의원은 시민단체인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연맹,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8가지 입법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제시된 ▲'보편요금제' 법 통과 ▲알뜰폰 지원 ▲기초연금 수급 노인세대 1만1천원 요금감면 제도, 빈곤층 통신비 추가감면 제도 홍보 ▲주파수 경매대금의 통신비 인하 활용 ▲선택약정할인제도의 개선과 할인율 30%로 상향 ▲스마트폰 대금과 수리비 인하 ▲해외 로밍 요금 인하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 등 8가지 과제 중 보편요금제와 함께 알뜰폰 정책 추진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편요금제와 알뜰폰 지원 정책은 고사하는 알뜰폰을 다시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통신비 인하를 꾀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통사들은 월 데이터 1GB 이상에 3만원대,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2만원대 중반의 요금제를 내놓는 등 LTE 요금제를 이전보다 저렴하게 개편했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알뜰폰 사업자에게 이 요금제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보편요금제 관련 법에는 알뜰폰 사업자가 현재 망 도매대가 이하에서 동일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한 특례조항이 포함돼 있지만 법이 통과되지 않은 채 이동통신 3사가 사실상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이 심화되는 상태다.
오히려,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해 이통사에게 LTE 요금제를 비싸게 구입해 신규 요금제보다 더 싸게 팔아야 하는 현실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데이터 요금을 인하한 요금제 개편 이후 가입자들의 이탈이 심각하다"며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지난 9월에는 2만2천여 명의 알뜰폰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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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알뜰폰 업계는 요금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가입자 이탈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동통신 자회사와 출혈 경쟁 등을 해야 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본료 1만1천원 인하에 버금가는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사실상의 보편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알뜰폰에 대한 대책 마련은 되지 않았다"며 "국회가 특례조항을 담은 보편요금제법을 빨리 통과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