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익 20兆 돌파할까

3분기 만에 16조원...이미 작년 영업이익 넘어서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돌파했다.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시장 하락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올해 총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잠정 매출액 11조4천168억원, 영업이익 6조4천7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올해 2분기 실적(매출 10조3천705억원·영업이익 5조5천739억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0.9%, 영업이익은 73.2% 증가한 신기록이다.

이 회사의 지난 1년간 분기별 영업이익은 ▲3조7천400억원(지난해 3분기) ▲4조4천700억원(지난해 4분기) ▲4조3천700억원(올해 1분기) ▲5조5천700억원(2분기) ▲6조4천724억원(3분기·잠정) 등으로 점차 늘어왔다.

아직 4분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약 16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총 영업이익이었던 13조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12개월치 영업이익을 올해 9개월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업계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총 누적 영업이익 규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증권 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약 6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조원 대 중반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4분기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지난해 총 연간 영업이익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지디넷코리아)

SK하이닉스의 지난 1년간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자료=지디넷코리아)

업계 전망이 맞다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20조원 돌파를 앞둔 상황이다. 현재까지 연간 영업이익 20조원을 넘긴 사례는 삼성전자 단 한 곳 뿐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에 이어 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다만, 올해를 고점으로 내년부터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존재해 SK하이닉스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수요 불확실성에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4분기 글로벌 D램 평균계약가격에 대해 전 분기에 비해 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는 올해 들어 꾸준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면, 이후에는 연간이 아닌 분기별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25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연초에 비해 D램 공급 부족현상이 완화되는 중이고, 낸드플래시도 3분기에 2016년 가격 상승 이전 시점의 수준을 달성했다"며 "향후에도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엔 낮고 하반기로 갈 수록 높아진다) 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생산과 판매, 재고 관리를 통해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