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속적인 실적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그랜저, 싼타페 등을 내세우면서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지만 신흥국 통화약세, 에어백관련 리콜비용 부담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타개책은 무엇일지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 파악을 위해서라면 전 세계 어떤 자동차 행사나 관련 컨퍼런스를 다녀와도 좋다.”
최근 현대자동차 사내 전체적으로 돌고 있는 이야기다. 실적 하락으로 생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지난 1월 2일 발표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년사와 연관된다.
정 회장은 “중국과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하여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연구개발분야에서 자율주행을 비롯하여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첫 시작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공개된 수소전기차 넥쏘였다. 넥쏘 출시로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강화하고 주행보조 기능을 강화해 자율주행 분야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자는 것이 현대차의 기본 목표였다.
그러나 미래차 리더로 발돋움하기 위한 현대차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순환출자구조를 해소시키고 자율주행 리더가 되기 위한 지배구조개편은 지난 3월 추진 이후 2개월 만에 취소됐다. 또 분기별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기록되는 등 악재가 계속 이어졌다.
■정의선 승진 카드 내세운 현대차그룹
현대차로서 악재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미래차 산업 투자였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14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한 그룹의 통합적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며 정의선 수석부회장 승진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미 승진 인사 발표 직전 인도, 중국 등을 오고가며 현대차 브랜드 살리기에 전념했다.
그는 승진 인사 일주일 전인 9월 7일 인도 정부 주관 ‘무브(MOVE)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현대차의 향후 미래차 관련 전략을 발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는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며, 도시와 농촌, 현실과 상상,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한 뒤 “이에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현대차 전략은 해외 모빌리티 관련 업체의 전략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초부터 이달말까지 동남아 최대 공유경제 업체 그랩, 레이다 전문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카셰어링 업체 카 넥스트 도어, 홀로그램 AR 전문기업 웨이레이,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등 총 10차례 넘는 글로벌 업체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자율주행 뿐만 아니라 카셰어링 등 공유 경제에도 적극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이다. 심지어 아우디와 손을 잡고 현대차의 브랜드 상징과도 같은 수소전기차 개발 협업도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축이다.
관련기사
- 신차 내놔도 웃지 못하는 현대차...왜?2018.10.25
- 현대차 수소전기버스, 울산 정규 노선 투입2018.10.25
- 현대차, 2019년형 그랜저 출시..3112만원~4270만원2018.10.25
-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신사업 개척 박차2018.10.25
현대차를 포함해 그룹 전체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축 전략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해 약 2년 정도 늦은 편이다. 현재 출시된 전기차들은 기존 내연기관차량의 플랫폼이 재활용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축 가능 시기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제 현대차 뿐만 아니라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