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출시 당시 공개된 벤치마크 수치가 조작되었다는 주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해당 벤치마크를 수행한 회사인 프린시플드 테크놀로지(PT)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12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결과값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활성 코어 수와 메모리 클럭 등을 조정한 새로운 벤치마크 결과값에서 인텔 코어 i9-9900K는 경쟁 제품인 AMD 라이젠 7 2700X 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에 비해 여전히 우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성능 격차는 50%에서 20% 미만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 PT, 벤치마크 의혹 제기에 "다시 하겠다"
지난 8일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공개된 PT 벤치마크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9900K 프로세서와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서 총 19개 게임을 실행하며 초당 최고 프레임(fps) 등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이 벤치마크 결과는 곧 세 가지 측면에서 비판받았다.
먼저 인텔 프로세서에만 메모리 오버클럭이 적용되었다는 의혹, 유독 인텔 프로세서에만 냉각 효율이 높은 냉각팬이 설치되었다는 점, 그리고 AMD 프로세서 중 일부 제품에 코어를 절반만 활성화하는 '게임 모드'가 적용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관련 기사 : 벤치마크 조작논란...인텔 새 프로세서에 '찬물').
이에 대해 PT는 8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중간 보고서를 공개하고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벤치마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1위는 지켰지만 경쟁 제품과 격차는 줄어
이날 PT가 공개한 새로운 벤치마크 결과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서 코어 수를 절반으로 제한하는 '게임 모드', 그리고 전체 코어를 활성화하는 '크리에이터 모드' 등 양쪽을 모두 적용한 상태로 진행됐다.
메모리 작동 클럭 역시 인텔과 AMD 양쪽 플랫폼에서 최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정했다.
그 결과 인텔 9세대 코어 i9-9900K는 거의 모든 테스트에서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능 격차는 당초 50% 이상이라던 인텔의 주장과 달리 20% 내외로 줄어들었다.
■ 인텔 "코어 i9-9900K는 여전히 최고"
인텔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PT의 새 벤치마크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경쟁 제품인 AMD 라이젠 2700X 프로세서에 성능에서 밀리는 최악의 사태만은 피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공식 논평을 통해 "PT가 여러 커뮤니티의 지적을 받아들여 추가 테스트를 수행한 것에 대해 감사하며 보다 구체적인 설정값을 공개했다. 관련 결과는 여전히 인텔 코어 i9-9900K 프로세서가 게임을 위한 최고의 프로세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커뮤니티의 피드백에 항상 감사하고 있으며 오는 19일 공개될 제3자의 심층적인 리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1위 지켜낸 인텔, 그러나 '상처 뿐인 영광?'
PT가 두 번에 걸쳐 수행한 벤치마크를 통해 인텔 i9-9900K 프로세서는 '최고의 성능을 내는 제품'이라는 자리를 지켜내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벤치마크는 '경쟁사(AMD) 대비 압도적인 성능'을 내세웠던 인텔의 주장이 빛을 바래게 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길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오히려 인텔 프로세서가 크게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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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i9-9900K 프로세서는 480달러(약 55만원), AMD 라이젠 2700X 프로세서는 국내 가격 기준 35만원이다. 여기에 냉각팬을 별도 구매해야 하는 i9-9900K 프로세서 특성상 소비자들의 실제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번 벤치마크 조작 의혹은 18일부터 공개될 각종 벤치마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결국 인텔은 이번 사태를 통해 '상처 뿐인 영광'만 지켜 내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