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기흥 사고, 자체 수습하려는 자세부터 바꿔야"

삼성 "유가족·국민께 진심으로 사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10/11 16:14

지난 9월 발생한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사고 당시 자체적으로 수습하려 했던 회사 측의 관행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환노위 국감에서 "(기흥사업장 사고 당시) 삼성전자가 119 신고를 하지 않고 자체 소방대를 활용한 게 문제였다"면서 "사고를 자체 수습하려는 삼성전자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9월 협력업체 소속 25세 청년이 운명을 달리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하청업체 직원이 죽어나갈 지 걱정이 되고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 측은 이 사건을 '불의의 사고'라고 하지만 사고도 계속되면 인재(人災)"라며 "삼성은 (사고가) 언론에 유출이 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면 사고를 덮는 관행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월 4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이산화탄소(CO2) 유출 사고가 발생해 협력사 직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삼성 측에 따르면 공장 건물 내에서 실내 자동소화기 설치·관리를 맡은 협력사 직원들이 시설 점검 도중 CO2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 (사진캡처=국회방송)

이 의원이 전날(10일) 공개한 삼성전자의 'DS 재난대응 계획' 문건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위기 상황을 '초기대응단계-1단계(옐로우 단계)-2단계(레드 단계)' 등 세 단계로 구분했다. 인명 사고나 유독물 누출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면 회사가 자체적으로 처리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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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지난 2013년에도 삼성전자에서 불산 사고가 터졌는데, 이 때 삼성은 '3129(자체소방대 연결번호)'에 신고한 후 자체 수습이 될 지 판단을 했다"며 "통상 연기 질식 사고는 골든타임이 5분가량인데, 이런식으로 시간이 흐르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 자리를 빌려 사고자 유가족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박 부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 제조시설단지장을 역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