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 농구장으로도 변하고 축구장으로도 변한다. 가상 농구골대나 축구골대가 게임에 따라 생기기도 한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쓸 필요는 없다. 증강현실(AR)과 VR기술이 합쳐져 몰입도를 높인 혼합현실(MR) 세상이라면 가능하다.
기자는 지난 3일 4살 딸아이와 7살, 10살 조카와 함께 롯데백화점 부천 중동점 8층에 위치한 케이라이브엑스에 가봤다. 케이라이브엑스는 지난달 20일 오픈한 어린이 스포츠 체험 공간이다. MR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액티비티가 마련돼 있으며, 기기나 헤드셋 없이도 스포츠 체험이 가능하다.
케이라이브엑스에 가보니 초등학생을 위한 키즈카페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미취학 아동보다는 농구공이나 축구공을 다룰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줄 아는 등 활동성이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제격인 공간이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PRAMA(프라마)라는 회사에서 만든 기술이 들어간 트레이닝 공간을 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자주 했던 DDR과 흡사한 발판이 벽과 바닥에 부착돼 있다. 발판에 숫자가 적혀져 있으며, 불이 들어오는 숫자를 발이나 손으로 터치하면 된다. 30초만 해도 땀이 나려고 할 정도로 생각보다 운동 효과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 MR 기술이 들어가 있는 듀오 레이싱 공간이 나왔다. 한명은 자전거에 올라타서 패달을 밟고, 한 명은 방향키 위에 서서 자전거의 방향을 정해주는 게임이다. 증강된 도로나 자연 배경 속에서 자전거를 타며 레이싱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에 부착된 방향키로 혼자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VR기기를 쓰지 않아도 둥근 돔 모양으로 마련된 스크린 때문에 실감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핑크퐁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는 4살 아이에게는 트램펄린이 가장 인기였다. 이 공간에서는 가상 환경을 증강시켜 발로 뛰고 손으로 터치하는 등 신체활동이 가능하다. 우주, 바다, 사막 등을 배경으로 한 핑크퐁 콘텐츠가 재미를 더했다. 아이가 나오고 싶어 하지 않아 애를 먹을 정도였다.
MR기술이 들어간 축구와 농구장도 눈에 띈다. 증강된 가상 축구장-농구장 속에서 경기가 가능하다. 양궁과 사격은 하프돔 환경에 증강현실 안에서 모바일과 연동된 활이나 총으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콘텐츠와 코딩학습을 접목한 코딩랩에 들렸다. 아이패드와 연결된 로봇을 갖고 축구게임을 하거나 농구게임을 할 수 있는 코딩 학습을 체험할 수 있다. 각각의 공간에는 게임을 알려주는 지도교사가 배치돼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게임 방법을 설명해준다.
케이라이브엑스는 KT와 KTH, 롯데백화점이 합심해 만든 어린이 스포츠 체험 공간이다. KT는 실감형 콘텐츠·플랫폼 개발 및 공급을, 롯데백화점은 서비스 공간 제공을, KTH는 시설투자 및 매장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미취학아동보다는 초등학생이 대상인 만큼, 이 공간을 만든 세 회사의 취지처럼 자녀는 부모가 쇼핑하는 동안 자유롭게 뛰어 놀며 체험학습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도교사가 충분히 배치돼 있어, 안전 걱정은 덜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케이라이브엑스 이용권은 100분에 1만5천원, 주말은 1만8천원이다. 키즈카페 평균 입장권 가격이 2시간에 1만5천원 정도라, 공간에 비하면 특별히 비싼 가격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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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조만간 케이라이브엑스 부산 광복점을 오픈할 예정이고, 그 다음은 센텀점이 될 예정"이라며 "내년까지 1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KTH 관계자는 "현재 100분 이용권만 판매하고 있는데, 60분 이용권도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사용자들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