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허가 심사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IPTV 3사에 대한 재허가증을 교부했지만 그 과정을 비공개에 부쳐 논란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에 대해 조건부 허가증을 교부했다. 재허가 조건에는 IPTV의 높아진 영향력을 고려해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 협력업체와의 상생 관련 실적과 계획을 담았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각 사업자에 대해 조건 이행 계획을 제출받아 승인 여부를 심사할 것"이라며 "승인받은 이행 계획은 매년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실적이 계획에 부합하지 못하면 시정 공고나 행정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플랫폼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 결정이 내려질 시 구체적인 이행 조건에 대해 명시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과거 케이블TV방송사업자(SO)가 프로그램사용료 지급 관련 불공정 문제 제기에 직면했을 때와 현 IPTV의 상황이 닮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는 SO에 대해 전체 방송 수신료의 25% 이상을 방송채널사업자(PP)에 배분할 것을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했다. 한정된 방송 채널에 편성돼야 사업이 가능한 PP와 채널 편성권을 쥐고 있는 SO 간 부당한 수익 배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런 지적은 최근 IPTV 사업자에게도 제기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에서 IPTV의 위상이 과거 SO에 필적할 정도로 높아져서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가입자 수도 IPTV가 SO를 넘어섰다. 매출은 지난 2016년부터 IPTV가 SO를 앞질렀고, 그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PP와의 수익 배분은 10% 대에 그쳐 SO보다도 적게 지급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이런 불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과거 SO에 부과된 25% 의무 배분 조항을 IPTV 사업자에게도 적용하자는 게 PP 업계의 주장이다.
다만 현재 과기정통부가 SO,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플랫폼을 막론하고 PP와의 수익 배분에 대해 특정 기준치를 적용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재허가 심사위원회 내 의견 조율을 통해 조건 부과 등을 결정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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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PP 업계가 IPTV 사업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익 배분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SO에 매겨진 25% 배분 조항이 효과를 거뒀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규정이 사라졌지만, 이 수치를 기준으로 프로그램사용료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