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넷플릭스·M&A'...하반기 방송업계 관전 포인트는

IPTV 재허가 심사·케이블 아날로그 방송 종료 등도 주요 이슈

방송/통신입력 :2018/07/04 15:09    수정: 2018/07/04 15:20

올 하반기 방송업계는 다양한 M&A 가능성, 넷플릭스의 IPTV 시장 진입, 아날로그 방송 종료 등 여러 이슈를 남겨두고 있다.

당장 현안으로 맞닥뜨린 것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이다. 지난달 27일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시장점유율 3분의 1 제한이 해제되면서 국회에 잇따라 연장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국회의 연장 법안 통과 여부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KT의 독주를 지켜만 볼 수 없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의 M&A 성사 가능성도 주목할 부분이다. 또 넷플릭스의 국내 IPTV 진입도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9월 실시될 IPTV 재허가 심사도 주요 이슈다. 5년 전보다 IPTV의 시장 영향력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SO의 경우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따른 유휴 주파수 활용에 고심 중이다. 주요 SO들은 연내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방송용 주파수를 인터넷 속도 향상, 사물인터넷(IoT) 사업, UHD 서비스 등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전 논의 없이 규제 일몰...M&A 가능성 ↑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사와 해당 사업자의 특수관계인 유료방송사의 총 가입자 수가 전체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이는 유일하게 IPTV와 위성방송을 함께 소유한 1위 사업자인 KT가 유일한 대상이다. KT는 지난해 기준 합산 시장점유율이 30.54%로, 제한선인 33.33%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합산규제가 지난달 27일부로 일몰됨에 따라, 방송법과 IPTV법의 규제를 받고 있는 사업자 외 KT스카이라이프는 시장점유율 규제로부터 벗어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KT가 이를 활용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합산규제가 일몰된 다음날인 28일 합산규제를 2년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유일하게 KT만 IPTV와 위성방송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산규제 일몰에 따라 위성방송만 규제에서 벗어나게 돼 KT가 자회사인 KT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시장 독점을 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29일에는 김석기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대다수가 합산규제를 3년 더 시행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KT가 규제 사각지대를 틈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 속에 케이블방송(SO)업계가 합종연횡을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가입자 수 기준으로 IPTV가 케이블 방송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SO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상반기 불거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재추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매물로 나와 있는 딜라이브의 매각 성사 여부도 관심거리다.

■넷플릭스, 韓 IPTV 시장 접수할까

넷플릭스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3위 사업자를 우선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위 사업자와 손을 잡고 나면 경쟁이 심한 업계인 만큼 2위, 1위 사업자도 자연히 협업 수순을 밟게 된다는 구상이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먼저 제휴할 예정이다.

다만 지상파에서는 넷플릭스가 글로벌 자본을 토대로 국내 방송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방송채널사업자들로 구성된 한국방송채널(PP)진흥협회도 넷플릭스의 유료방송 시장 진출에 반발, 성명서를 발표했다.

넷플릭스

국내 사업자보다 유리한 조건을 넷플릭스에 제공, 콘텐츠를 제휴한다는 점에서 넷플릭스가 유료방송 콘텐츠 시장을 지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자사 몫으로 수익의 90%를 요구한다.

PP협회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9대1이라는 넷플릭스의 수익 배분 조건을 수용한다면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비판했다. 통상 SO들이 PP에 수신료 매출액의 25%를 지급하거나 VOD 수익을 5대5로 배분하는 것을 감안한 지적이다.

■IPTV 재허가 심사..."시장 상황 고려할 것"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3개 사업자는 오는 9월23일 IPTV 사업자 허가 기간이 만료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IPTV 재허가 신청서를 접수받았고, 3사 모두 재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공익성의 실현 가능성 ▲콘텐츠 수급계획의 적절성과 방송영상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도 ▲유료 방송시장에서의 공정경쟁 확보 계획의 적정성 ▲경영계획의 적정성 ▲재정적,기술적 능력 ▲시설계획이 적정한지 여부 ▲이전 허가 당시의 사업계획, 허가조건, 그 밖의 준수사항의 이행 여부 ▲방통위 또는 과기정통부 장관의 시정명령, 과징금·과태료 부과 처분의 내용·횟수와 그 이행 여부 등을 평가한다.

정부는 3개월 내 심사 결과와 재허가 여부를 밝혀야 한다.

다만 과거와 달리 IPTV의 위상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IPTV 가입자 수가 SO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또 2016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2위였던 CJ헬로의 성장이 정체를 겪으면서 SK브로드밴드가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재허가는 IPTV 사업자에 대해 중간점검을 하는 차원"이라며 "5년 전에 비해 변화된 시장 상황 등을 심사 과정에서 고려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PP 업계의 경우 특히 콘텐츠 대가 인상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SO에는 수신료의 25% 이상을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급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반면, IPTV는 그렇지 않아 프로그램 사용료를 적게 지급되고 있는 점을 재허가 심사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PP 업계 관계자는 "IPTV가 가장 영향력이 큰 방송 매체가 된 만큼, 걸맞는 책임을 지우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 코앞...유휴 주파수 활용 행보는?

지난해 SO로서는 처음으로 CMB가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 가운데 CJ헬로,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등 주요 SO도 올해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계획하고 있다.

SO들은 아날로그 방송 신호를 중단하면서 발생하는 유휴 주파수 용도 찾기에 고심 중이다. 유휴 주파수는 인터넷 속도 향상, VOD나 신규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에 활용 가능하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 뒤 신규로 생기는 유휴 주파수의 사용처를 고민하고 있다"며 "IoT 망 구축이나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 향상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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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날로그 방송 수요에 따라 올해 종료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SO가 올해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방의 경우 아날로그 방송 이용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