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 콘텐츠 업계가 넷플릭스와의 차별 대우에 반발하고 나섰다.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업계가 3.5배 가량 차이 나는 수익배분율을 적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 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015년 넷플릭스가 케이블 방송 사업자 딜라이브와 제휴한 데 이어 국내 유료방송 업계 진출 속도가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는 11일 성명서를 발표, 넷플릭스와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 간의 제휴 움직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협회는 "방송채널(PP) 사업자들은 지난 20여년 간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방송프로그램을 공급해오면서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며 "PP 입장에서는 유료방송에 채널을 출시하지 못할 경우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다 보니 부당한 대우를 참고 견딜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자인 PP에게는 희생을 강요해왔던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에게는 파격적인 우대 조건을 제공하며 제휴하려 한다"며 성명서 발표 이유를 밝혔다.
PP협회는 유료방송 업계가 국내 사업자와 넷플릭스 간의 역차별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정부가 직접 개입해서 케이블TV사업자에게 방송 수신료 매출액의 25%를 PP 몫으로 지급할 것을 사업 재허가 조건에 넣기도 했다"며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지적한 뒤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에 제공하려는 수익배분율은 9대1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가 9할을 가져간다"며 수익 분배에 많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딜라이브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시 9대1의 수익 배분율을 수용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전세계 방송 사업자에 요구하는 제휴 조건이다.
이는 PP사업자들이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프로그램 사용료나 통상 5대5나 6대4의 배분율을 적용받는 VOD 수익과도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PP협회 관계자는 "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기준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은 각각 기본채널수신료 매출의 40.6%, 27.6%을 지급했다"며 "IPTV의 경우 정관 상 수익 배분율 규제가 없어 같은 해 기준 평균적으로 매출의 16.8%를 PP에게 지급했다"고 말했다.
미디어 생태계 파괴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협회는 충분치 못한 콘텐츠 제공 대가를 받으며 연명해온 PP가 넷플릭스 같은 거대 해외 자본이 더 유리한 거래 조건까지 얻어가며 시장에 진출한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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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류의 가치를 송두리째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P협회는 "미디어 생태계가 균형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한 첫 단추로 유료방송사업자들이 PP에게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정부도 사업자 간 자율적인 계약의 문제라며 관망만 해선 안 된다"고 적극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