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크랩토밸리' 스위스의 은행연합회가 은행이 블록체인 기업에 계좌를 개설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을 명확히 제시하는 내용을 담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는 규정을 명확히해, 블록체인 기업이 은행 계좌 개설에 애를 먹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암호화폐 산업을 육성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크립토 밸리'들이 세계 각지에 생겨나면서, 블록체인 기업이 이들 국가로 이전하는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해석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스위스은행연합회(SBA)가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은행을 위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가이드라인에서 SBA는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업에 계좌를 개설해 줄 수 있도록 로드맵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
SBA는 암호화폐발행을 통한 자금조달(ICO)를 진행했는지 여부에 따라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ICO를 하지 않은 블록체인 기업은 다른 중소규모 기업과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했다. 이들은 관련 스위스 규정을 받아들이고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할 의무를 갖는다고 명시했다.
ICO를 진행한 블록체인 기업은 스위스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법에 의거해 엄격한 규정을 따르게 된다.
SBA 가이드라인은 암호화폐로 자금을 모금한 ICO의 경우 그 자산을 '실물 거래(spot transaction)'로 다루기로 했다. 반면, 법정통화를 통해 모금한 ICO 자금은, ICO를 하지 않은 일반 블록체인 기업이 보유한 자금과 동일하게 보기로 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은행 입장에서 ICO기업과 업무를 진행할 때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고, ICO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에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 이런 과정을 모두 거쳤을 때 은행이 계좌를 내어줘야 한다는 점도 의미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에 약 250여 개 지역 은행이 있지만, 이중 암호화폐로 모금된 자산을 보관해 주는 곳은 극소수다. 이에 암호화폐 기업들이 스위스 은행 계좌 개설에 애를 먹으면서, 최근 스위스를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4대 은행인 주어커 칸토날 은행은 지난 7월 20개 이상의 블록체인 기업 계좌를 폐쇄하기도 했다.
SBA 가이드라인도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위스 주크는 원조 크립토밸리로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이 ICO 재단을 설립하러 몰려갔었다. 현재 주크에 자리잡은 블록체인 기업은 530여 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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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는 새 가이드라인이 은행과 암호화 스타트업 간 조율을 보다 간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BA 측은 "은행과 혁신 스타트업 간 토론을 위한 기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좌 개설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