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블록체인을 생태계로 보고 접근하고자 한다. 블록체인 기업에 (일단)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 한번 만들어보라고 할 게 아니다. 인센티브에 기반한 플랫폼과 응용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 줘야 한다고 본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제주도가 추구하는 블록체인 정책방향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블록체인 서울 2018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열리는 블록체인 컨퍼런스 겸 엑스포 행사다. 2일 차인 18일에는 세계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 주요 8개국 인사들이 참여해 '블록체인 산업 성장을 위한 성공적인 정책 사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은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4차산업혁명 공동대표) 사회로 진행됐다. 패널로는 ▲세실리아 뮬러 첸 스위스 크립토밸리 위원 ▲아세 사우가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장 ▲치아 훅 라이 싱가포르 핀테크협회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빌리우스 사포카 리투아니아 재무부 장관 ▲돈 코니시 바하마 주지사 ▲토니 통 홍콩 블록체인 협회장이 참여했다.
원 지사는 이날 패널 토론에서 블록체인 생태계가 자라나려면 먼저 정부가 규제를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사업 활동을 보장해주고, 적절한 규제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건의를 청와대와 정부에도 전달한 상태다.
원 지사는 "일반 시민들이 구글, 아마존 같이 중앙화된 서비스를 통해서 하던 많은 일들을 블록체인 위에서 보안 문제, 거래 비용 문제 등을 해결하면서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블록체인이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원 지사는 "이런 것들이 나오려면 인센티브에 기반한 생태계가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되는지 또 무엇은 지금 할 수 없지만 나중엔 할 수 있는지 같은 규정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참석한 세계 각지의 크립토밸리 관계자들도 적절한 블록체인 산업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빌리우스 사포카 리투아니아 재무부 장관은 "사람들이 이 혁신적인 기술이 얼마나 유용한지 느끼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리투아니아 규제 환경에 대해 소개했다.
사포카 장관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는 영구적인 핀테크 규정을 만들었다. 블록체인에도 적용이 된다. 또, 규제 당국뿐 아니라 정책 입안자가 함께 정기적으로 만나서 어떤 장애물을 없애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큰 플랫폼 역할을 해서,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탐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아세 사우가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장은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펼칠 샌드박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일반적으로 규제를 받고 있는데 기업들이 샌드박스 규제 위에서 안전하게 토큰과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규제도 변화에 유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블록체인 산업 내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엔 증권형 토큰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규제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실리아 뮬러 첸 스위스 크립토밸리 위원은 "원칙에 기반한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금융 서비스 산업에서 준법감시 업무를 맡은 경험을 소개하며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리크스와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있다는 점에서 기본 금융 서비스와 유사하다. 단지 새로운 형태로 나타났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당국에 "특별히 두려워하지 말고 기존 금융 서비스 사례를 보면 원칙기반 규제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B8 "컨퍼런스 및 인재 교육 분야에 협력 해야"
이날 참석한 주요 8개국 정부 및 산업계 인사들은 상호 적극적인 업무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앙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패널 토론에선 이번 MOU를 통해 어떤 종류의 협력이 이뤄지길 바라는지, 각자 기대감으르 드러냈다.
원 지사는 "각국의 경험과 상황이 다르다. 각국 상황에 따른 제도와 규정들, 그리고 이런 것을 운영하는 실질적인 지식에 대해서 보다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공유된 내용은 각국 정부나 국제 기구에 우리가 블록체인 글로벌 생태계를 대변해서 전달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노력이 이뤄지면 좋겠다"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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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통 홍콩 블록체인협회장은 특히 제주도와 교류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홍콩은 높은 수준의 경제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중국에선 못하는 것이 많다. 암호화폐 거래소도 못한다. 중국과 한국은 비슷하게 엄격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제주에 크랩토밸리가 생기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고 교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돈 코니시 바하마 주지사는 컨퍼런스를 각 지역마다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컨퍼런스를 지역적으로 가진다면 모든 이해 당사자가 참여해 투자자 보호와 국가 경제 성장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