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구글뉴스에 '링크세' 물리는 저작권법 채택

의회서 압도적 찬성…저작권 침해방지도 의무화

인터넷입력 :2018/09/13 11:20    수정: 2018/09/14 08:1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럽연합(EU) 의회가 12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구글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안겨줄 저작권법을 채택했다.

쿼츠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438표, 반대 226표, 기권 39표로 새로운 저작권법을 채택했다.

이번 저작권법은 2016년 9월 처음 발의됐다. 하지만 지난 7월 유럽의회에서 한 차례 부결되면서 난항에 부닥치는 듯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링크세’를 규정한 11조와 ‘업로드 필터’를 의무화한 13조였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사진=씨넷)

IT 기업들은 이 조항이 적용될 경우 개방된 인터넷이란 가치가 사실상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유럽의회는 몇 가지 조항을 수정한 저작권법 초안을 새롭게 마련했다.

개정안에선 깃허브, 위키피디아 같은 사이트엔 13조 의무를 면제했다. 또 단순 하이퍼링크를 공유하거나 개별 단어만 링크할 경우엔 ‘링크세’를 면제해줬다.

유럽의회는 이렇게 수정된 저작권법 초안을 놓고 또 다시 표결에 부친 끝에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 "2014년 실패했던 스페인과는 다르다" 전망도

당초 초안에서 크게 완화되긴 했지만 EU의 저작권법은 구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에겐 강력한 위협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저작권법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구글이다. 아웃링크 방식인 구글 뉴스를 운영하기 위해선 ‘링크세’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역시 수시로 올라오는 이용자 제작 콘텐츠들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정밀 검토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페이스북도 이번 저작권법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전망이다.

이번 저작권법 초안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링크세를 규정한 11조다. 이미 스페인에서 한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한 법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의회가 링크세를 적용한 저작권법을 통과시키면서 구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씨넷)

스페인은 2014년 구글 뉴스를 폐쇄하는 대신 ‘구글세’를 도입했다. EU 저작권법 11조가 규정한 링크세와 비슷한개념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이 같은 시도는 오히려 언론사들에게 부메랑이 됐다. 구글이 스페인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오히려 몇몇 언론사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EU 전체에서 링크세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쿼츠는 단일 국가인 스페인에 비해 EU 전체는 구글과의 협상력 측면에서 오히려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이 5억 명에 달하는 유럽 지역 구글 뉴스 트래픽을 당장 포기하긴 힘들 것이란 게 그 근거다.

■ "언론사에 부메랑 될 수도 있다" 비판도 만만찮아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협상이 가능하기 위해선 언론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데 과연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히려 유럽 저작권법 11조가 언론사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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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럽 저작권법은 의회에서 채택했다고 곧바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 유럽이사회,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와의 3자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도출한 최종안을 놓고 내년 1월 유럽의회가 최종 표결을 하게 된다. 유럽의회 최종 표결 이후엔 EU 회원국들이 자국 사정에 맞게 법을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각국에서 적용될 예정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