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잘 쓰는 나라 만든다…내년 1兆 투입

빅데이터 센터 100개 구축…개인정보 규제 혁신

방송/통신입력 :2018/08/31 14:54    수정: 2018/08/31 14:59

“우리는 절대로 데이터를 내다버리지 않는다.”(아마존 제프베조스 회장)

“빅데이터는 기술에 영혼을 불어 넣는다.”(알리바바 마윈 회장)

“데이터는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같은 자원이다.”(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4차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와 그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한 글로벌 IT 리더의 발언들이다. 우리도 정부가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본격 나선다.

정부가 올해 5천800억원 규모였던 이 분야 예산을 내년에는 1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빅데이터 센터 100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중소벤처기업의 데이터 활용에 도움이 되도록 '데이터 구매·가공 바우처'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의 조화를 위해 규제도 혁신할 계획이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위해 31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했다.

과기정통부 노경원 융합정책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는 사람, 자본 등 기존의 생산요소를 능가하는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2년여 전 이세돌 9단을 이기며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의 서막을 알린 알파고 역시 그 핵심에는 바둑기보를 딥러닝한 재료, 데이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 한국, 빅데이터 이용률 7.5% 불과

데이터는 우리 산업 전반과 일상생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쳐 대한민국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 맞춤형 정밀진단, 최첨단 스마트공장, 자율차, 스마트팜 등과 같은 지능화 기반 산업혁신 뿐만 아니라, 최적 교통신호제어, 치매 예측, 인공지능 기반 범죄분석, 합리적인 신용대출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정보 규제는 높은 수준이나 실제 개인정보보호는 취약하고 데이터 활용도 크게 위축돼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또 공공데이터를 계속 개방해도 활용도 높은 데이터는 양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빅데이터 활용과 분석 수준은 63개국 중 56위 수준이다.

국내 기업의 빅데이터 이용률은 7.5%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재 선진국(미국)과의 인공지능 기술 격차는 1.8년인데, 데이터와 그 활용이 촉진되지 않는다면 이 격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 국장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는 각종 규제에 막혀 활용이 저조하고 국내 산업의 경쟁력도 뒤처지는 실정”이라며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의 활용도는 12.9%로 OECD 33개국 중 27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데이터 경제 활성화’ 방점…안전장치도 강화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잘 활용하는 게 기업 혁신의 핵심 요소가 됐고, 정부도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개인정보보호 안전장치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중소·스타트업 데이터 구매·가공 바우처 제공 △정보주체 중심 데이터 활용(MyData) △전문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공공부문에서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적으로 도입하도록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빅데이터 센터 구축에 800억원,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에 195억원을 지원하고, 데이터 구매 바우처 1천개와 가공 바우처 640개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 100억원을 투입해 정보주체가 자기정보를 직접 내려 받거나 타 기관 등으로 이동을 요청해 해당 정보를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시범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4차산업혁명위원회 규제혁신 해커톤과 국회 4차산업혁명 특위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 제도개선방향을 토대로 개인정보보호 규제도 혁신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규제와 관련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풀 건 풀고 강화할 건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정보를 안전하게 보안조치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한 행위를 철저하게 금지시키고, 이를 위반할 때 과징금 부과 및 형사처벌을 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정윤기 행안부 전자정부국장은 “안정장치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규제 개선이 아니라 개인이 알 수 없도록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용도는 산업계의 무분별한 활용이 아니라 통계, 학술, 산업적 연구목적, 공익적 기록보존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또 “개인이 다시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이를 즉시 삭제토록 하고 더 강화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침해에 대해 더욱 강화했다”며 “형사처벌 조항 신설과 당사자 외에 기업체에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을 도입하고, 데이터 결합의 경우도 앞으로 선정될 전문기관을 통해 관리감독을 엄격히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창출한 혁신사례를 발표와 시연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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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로서,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수많은 가치들을 창출할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기반 산업 진흥부처로서 데이터 구축에서 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친 혁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행안부는 개인정보보호를 책임지는 부처로서 데이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되거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해 개인정보를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는 등 보호체계를 효율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