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하게 올린 머리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금융권 취업 준비생들이 본격적인 채용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장을 찾았다.
은행·보험·금융투자·카드·저축은행 등 59개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가 주최하는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 1관에서 개최됐다. 박람회는 내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은행권은 올해 작년보다 60% 이상 증가한 4천80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박람회 기간 이틀 동안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 등 6개 은행은 2천400여명에 대해 1:1면접을 진행한다. 사전면접을 본 지원자 중 3분의 1을 우수 면접자로 선정해 1차 서류면접을 통과하는 특전을 부여한다. 이들 은행은 부산·광주·제주도 구직자 72명에 대한 화상면접도 진행했다.
■6개 시중은행, 사전면접 진행…"서류전형 면제의 기회를 잡아라"
사전면접 일정으로 인해 이날 박람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8시 경부터 박람회장 인근 카페에는 면접을 위해 깔끔한 정장을 입은 취업준비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자 준비한 자기소개 원고를 들여다보거나 친구와 서로 면접 준비를 도와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루종일 금융권 취업 정보를 얻어갈 작정으로 오전부터 박람회장을 찾은 취준생들도 있었다. 일찍이 금융권 취업을 마음 먹은 대학교 2, 3학년 학생도 개강을 며칠 앞두고 박람회장에 몰려들었다.
박람회장 초입엔 6개 은행들의 사전면접 부스가 가장 먼저 들어서 있었다. 사전면접을 본 지원자들은 대부분 면접관들이 압박 면접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의 면접을 진행해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농협은행 부스에서 막 사전면접을 마치고 나온 대학 기졸업생 유수민(28세) 씨는 “면접관님들이 압박 면접을 안 해주시고 웃어주셔서 좋았다”며 “일분 자기소개, 빅데이터 관련 질문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거래소 대외활동 경험을 기반으로 ETF 상품을 연령대가 높은 은퇴예정 고객들에게 쉽게 소개할 수 있는 장점을 자기소개 때 얘기했다”면서 “소액분산 투자 개념은 피자에 비유해서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의 디지털직군에 지원한 김윤승(31세) 씨는 인터넷에서 금융권 취업 관련 카페에서 이번 박람회 정보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면접의 기회를 얻게 돼서 기쁘고, 면접관 분들이 친절하게 답변을 잘 들어줘서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다만 간결하게 대답했어야 하는데 너무 말을 많이 한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AI 자기소개 컨설팅·이미지 메이킹 상담 부스도 인기
진주에 소재한 경상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이번 박람회장을 찾은 김에 최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지 컨설팅 및 메이크업 시연 부스도 찾아 자신에게 맞는 면접 복장 색상과 화장법을 알아가는 체험도 했다.
경상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은수(23세) 씨는 시원한 색조보단 따뜻한 색조의 분홍색이 잘 어울린다는 컨설턴트의 조언을 인상 깊게 들었다. 김 씨는 “아직 은행 취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 건 아니었지만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차차 알아가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아직 준비해온 게 없어서 사전면접 같은 기회를 얻지 못했고 질문도 많이 못해서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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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리사 자격증을 준비 중인 경상대 김동현(25세) 씨는 “한화손해보험에 관심이 있어 현장에서 상담을 했고, 계리사 시험에 완벽하게 합격한 뒤 회사에 지원하는 게 좋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1차 서류전형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지만 (면접시) 학벌을 볼 것 같은 인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자기소개 컨설팅 부스에선 전문 상담가가 전문 인공지능 자기소개 분석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상담을 진행했다. AI 자기소개 컨설팅을 받은 시중은행 취업 희망자 윤 모(26세·여) 씨는 “AI 시스템에 자기소개 문장들을 넣으면 제 성향과 특이점, 고쳐야 할 점들을 알아서 분석해줬다”면서 “분석 결과 꼼꼼하긴 하지만 소통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