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은 없을까? 해킹으로 비트코인이 도난당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제기되는 질문이다. 게다가 암호화폐 지갑을 하드웨어에 저장할 경우 정보가 손상될 수도 있다.
인조 DNA를 활용해 이 고민을 해결하려는 업체가 등장했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28일(현지시간) 카버(Carverr)라는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DNA 기반의 스토리지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DNA에는 워드 문서나 gif 파일, 컴퓨터 운영체제 등 무엇이든 저장할 수 있다. 얼핏 보면 기이한 기술처럼 여겨지지만, 대용량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비샬 부안 카버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창업자는 씨넷과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기술이 암호화 도구의 또 다른 유형이며, 하드에 계정 정보를 저장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 더 안전하게 자료를 보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카버 이외에도 DNA를 이용한 저장장치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소문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28명의 고객이 1,000달러의 비용을 내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은행이나 대형 암호화폐 업체들과 서비스 확대를 위해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 DNA에 어떻게 파일을 저장하나
데이터를 DNA 형태로 변환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한 개념이다. 데이터 파일은 0과 1의 2진법 숫자로 구성돼 있다.
반면 DNA는 아데닌(A)구아닌(G)시토신(C)티민(T)이라는 4개 염기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숫자로 된 데이터를 DNA에 저장하기 위해선 변환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A = 00, T = 01, C = 10 및 G = 11이라고 가정한다면, 문자열 11000101001000은 GATTACA로 변환할 수 있다.
이런 형식으로 변환된 DNA는 사용자가 원할 때 DNA 판독 장치를 통해 데이터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쓰이는 DNA는 합성 DNA로, 마이크로 튜브 속에 액체로 저장되었다가 판독기를 통해 DNA 코드가 0과 1 기반의 데이터로 다시 변환되게 된다.
■ 굳이 왜 DNA를 써야 하나
카버의 주 고객들은 오랜 기간 암호화폐를 보유하려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다. 그들은 안전한 백업시스템이 필요하다. 암호화폐 지갑을 하드에 저장했을 경우 20~30년이 지나면 해당 드라이브에 접근할 수 없거나 정보가 손상될 수 있다.
반면 DNA에는 매우 오랫동안 영상 파일이나 리눅스 운영체제, 기프트 카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2017년 콜롬비아대학이 개발한 DNA 데이터 저장장치의 경우, 2MB 저장장치를 만드는 데 약 7,000달러가 들어간다고 알려진 바 있다.
■ 대용량의 자료 저장할 수 있어
하지만,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DNA는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론적으로 1g의 합성 DNA에는 215 페타바이트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작은 젤리 하나에 1억 개의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셈이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디지털 데이터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IDC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160제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이유가 DNA 스토리지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해킹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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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버의 기술을 사용하면, 고객은 회사 측에 암호화폐 키를 줄 필요도 없으며, 누군가 DNA를 훔쳐간다고 해도 카버의 시스템과 암호화 해독 시스템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해킹이 쉽지 않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면 일주일 안에 고객은 5개의 DNA를 받게 된다. DNA는 마이크로 튜브에 액체 상태로 들어있다.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최상의 보관 방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