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18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새로운 아키텍처인 '튜링'에 기반한 새 그래픽칩셋을 출시했다.
엔비디아가 이날 발표한 지포스 RTX 2070/2080/2080 Ti 그래픽칩셋은 4K HDR 화면을 초당 최대 60프레임으로 재생 가능하며 햇빛이나 전구, 횃불 등 각종 광선이 물체에 와닿을 때 생기는 그림자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갖췄다.
■ PC 기반 게임에서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구현
지포스 RTX 2070/2080/2080 Ti 그래픽칩셋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실시간으로 거의 처리가 불가능했던 레이트레이싱을 PC 게임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레이트레이싱이란 광선이 사물을 스쳐지나가며 보이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표현하는 기법이다. 컴퓨터 공간 안에서 생성된 3차원 물체 중 눈에 보이는 부분에 와닿는 광선의 밝기나 종류에 따라 그림자 등을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연산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레이트레이싱, 특히 PC 게임에 쓰이는 레이트레이싱은 거의 실시간으로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단순히 그래픽 정보만 처리하는 연산 유닛 뿐만 아니라 딥러닝, 머신러닝을 함께 처리하는 모듈을 그래픽칩셋 안에 넣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제는 화면 속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빛의 변화에 따라 보다 현실감 있는 그래픽을 체험할 수 있다.
■ "추가 출시 40개 이상 게임, 레이트레이싱 지원"
새 그래픽칩셋과 함께 새로운 기술이 공개되면 가장 먼저 어떤 게임에 탑재되는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는 배틀필드 V와 섀도 오브 툼레이더 등 게임이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을 기본 지원한다고 밝혔다.
국내 게이머에게 친숙한 배틀그라운드와 파이널판타지 15 등 게임도 지포스 RTX 2070/2080/2080 Ti 칩에 내장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화질을 개선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게임 라이브러리인 다이렉트X 12에, 에픽 게임즈는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에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추가로 출시될 40개 이상의 게임들이 레이트레이싱을 기본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VR 헤드셋 USB-C 케이블로 연결하는 버추얼링크 지원
지포스 RTX 2070/2080/2080 Ti 그래픽카드는 복잡한 VR 헤드셋 연결을 USB-C 케이블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업계 표준, 버추얼링크도 공식 지원한다.버추얼링크는 엔비디아, AMD 등 그래픽칩셋 업체는 물론 밸브와 오큘러스 등 VR 관련 회사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참여해 만든 새 규격이다. PC용 VR 헤드셋에 디스플레이와 USB 등 케이블을 반드시 두 가닥 이상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버추얼링크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규격이었지만 이를 실제로 탑재한 그래픽카드가 등장하며 VR 헤드셋도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 게임 시장에서 AMD의 영향력 축소 불가피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70/2080/2080 Ti 그래픽칩셋 출시와 함께 AMD의 영향력 축소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젠과 스레드리퍼 등 최근 인텔 프로세서의 대체제로 떠오른 PC 프로세서와 달리, AMD의 그래픽칩셋 부문, 특히 게임용 시장에서는 기술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상위급 그래픽카드인 베가 RX 64/56은 가장 큰 경쟁상대인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1070과 비교해 열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력 소비량은 더 높지만 각종 게임의 성능이 더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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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불었던 암호화폐 열풍이 곧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것도 AMD에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암호화폐 채굴장 구성에 널리 쓰였던 AMD 라데온 RX580(8GB) 그래픽카드는 현재 찾는 사람이 부쩍 줄어들었다.
여기에 각종 제조사들이 구형 제품이 된 전세대 그래픽카드인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1070 등의 가격인하를 단행하면 AMD 제품이 내세웠던 카드인 가격 경쟁력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