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스티커 함부로 붙이지 마세요”

보안 전문가 “감시 표적 될 수 있어”

인터넷입력 :2018/08/16 10:05    수정: 2018/08/16 15:27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소속 미디어 로고가 그려진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이고 공공장소에서 일을 하거나 웹 서핑을 즐긴다.

노트북 스티커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드러내는 용도지만, 한편으로는 보안에 있어 위험을 주는 행위라는 보안 전문가의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IT 매체 마더보드, 기가진 등에 따르면 노트북 스티커의 위험을 지적한 인물은 택티컬 테크(Tactical Tech)에서 디지털 안전 및 개인 정보 보호 책임자인 매트 미첼 씨다.

그는 “회의 장소와 세관, 공항, 공공장소 등에서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면 당신은 적대적 조사, 산업 스파이 법적 감시 등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첼은 사람들이 노트북 스티커를 붙이는 것에 대해 장단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의 예로 그는 정치적 메시지를 포함한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를 들었다. 특정주의 주장을 현저히 나타내는 스티커를 붙여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게 하는 것은 외부에 의심을 안겨 감시 대상이 되는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첼의 해커 친구는 이런 스티커로 인해 조사를 받아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경험을 겪었다. 2차 수색을 당하거나,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억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정치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스티커는 그 인물이 누구인지를 나타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미첼 씨는 이달에 개최된 보안 컨퍼런스 ‘DEF CON’에 참가했는데, 회장에 모인 참가자의 대부분은 구글 크롬북과 같은 단말기를 사용했다.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할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것인데, 기기 도난 시 데이터 유출을 방지해 준다.

하지만 특정 미디어 이름 등이 적힌 스티커를 붙인 사람은 악의를 가진 사람에 표적이 될 수 있다. 미첼 씨에 따르면 컨퍼런스 참가자 중에는 자신이 소속된 미디어 로고 스티커를 크게 붙인 사람도 있었는데, 일반 참가자라면 몰라도 평소 미디어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의 기기에는 취재 등으로 얻은 대외비 정보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비밀번호 등으로 보호돼 있다 하더라도 “나는 OO에서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입니다”라는 것을 주위에 알리는 것과 같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미첼 보안책임자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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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흥미로운 것은 스티커가 부착돼 있는 장치는 도난당할 위험이 적다는 사실이다. 토르(Tor)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리츠 울란바토르 씨는 예전에 차량에서 금품을 도난당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유일하게 남아있던 것이 스티커가 붙은 노트북이었다. 당시 경찰은 스티커 투성이의 노트북을 본 도둑이 “이런 PC는 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현장에 남긴 것으로 판단했다. 대량의 스티커가 일정한 범죄 억지력 효과를 줬다는 점에서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하지만 이 사례는 드문 경우로, 미첼 씨는 종합적으로 보면 스티커를 노트북에 입히는 것은 특정 위험을 수반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