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정부에 제주블록체인특구 지정 건의

"정부-제주도-민간기업으로 TF팀부터 만들자"

컴퓨팅입력 :2018/08/09 07:44    수정: 2018/08/09 07:55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하자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제주도 안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사업 활동을 보장해주고, 적절한 규제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게 요지다. 정부와 제주도,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자고도 제안했다.

원 지사는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역과 함께 하는 혁신성장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주 글로벌 블록체인 허브 도시 구축 프로젝트'를 공식 건의했다.

시도지사협의회장 및 경제부총리가 공동 주재한 이번 회의에는 17개 시·도지사를 비롯해 14개 부처 장관 등 총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원 지사는 “명확한 기준과 규제로 합리적 관리 장치를 만들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의 순작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전제”라며 "제주특별자치도는 국제자유도시로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필요한 규제혁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 지사가 8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혁신성장회의에서 제주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이자 국제자유도시라는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비즈니스에 필요한 규제 혁신 수행이 가능하다. 관련법(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자율적 정책 수립 권한을 확보할 수 있다.

원 지사는 구체적인 추진 사항에▲제주 블록체인 산업 육성 및 시장질서 유지 위해 네거티브 규제 도입 ▲글로벌 기준을 상회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만 허용 ▲거래소의 일자리 창출, 세금, 외환 기준 제시 및 준수 여부 검증 ▲블록체인 기업의 사업 검증 안전장치 적용 및 투기·사기성 비즈니스의 진입 규제 강화 등을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암호화폐·블록체인 리딩 기회 놓치지 말아야"

원 지사는 먼저 암호화폐 역시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요소라는 점을 역설했다.

원 지사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블록체인을 간과하면 플랫폼 주도 기회를 상실하고, 플랫폼의 소비자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시행착오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으로 비유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암호화폐가 반드시 필요하다. 암호화폐 보상이 없으면 네트워크 운영에 컴퓨터 자원을 제공할 동인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원 지사도 이런 점에서 “한국이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소비자가 아니라 주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를 신속히 수용하여 핵심 리딩그룹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모든 국가가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지금 단계에서 결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우려하는 투기, 돈세탁, 범죄 악용 같은 부작용에 대해선 "암호화폐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시장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적합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원 지사는 특구 지정을 통해 규제를 우선적으로 적용한 뒤 축적된 경험을 통한 역동적 적용 및 개선을 진행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원 지사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규제는 급변하는 기술 및 시장 상황에 따라 완벽하게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제주가 이러한 규제를 만들어나가는 룰 메이커(Rule Maker)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