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국내 진출로 인한 단기적인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국내 업체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제휴하며 IPTV를 통한 국내 서비스를 예고하자, 국내 방송사 및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전망이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콘텐츠 유통 전략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토론 전 발제에서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로 기존 업계의 향배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넷플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한다고 하니 OTT 사업자는 불만일 수밖에 없겠으나,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여러 업체들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에 메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며 “또 기존 국산 플랫폼의 자리를 위협하는 황소개구리와 같은 역할을 넷플릭스가 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넷플릭스가 미디어 업계에 메기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영국에서 넷플릭스의 진출로 기존 유료방송 시장이 5년 만에 잠식됐다는 사례가 있으나 국내는 유럽 시장과 달리 이미 VOD(주문형 비디오) 시장이 IPTV 중심으로 잘 형성돼 있어 단기적인 악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종관 박사(법무법인 세종)는 “영국은 BBC로 대표되는 지상파 방송 위주의 방송 시장이 형성돼 있었고, 우리나라처럼 VOD 시장이 성숙되지는 않았다”며 “때문에 넷플릭스가 영국에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VOD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며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이후 상황이 바뀔 순 있으나, 진입을 막을 수 없다면 정책이나 전략으로 잘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세정 고려대 교수는 “소비자 측면에서 봐도, 소비자 선택권이 너무 확장되면 선택장애가 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처음에 어떤 유입 요인이 있어 한번 선택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소비 행태가 있으니, 넷플릭스 진출 후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모멘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OTT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놓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편인데, 댓글 보기 위해서는 네이버에서 짤방을 보기도 한다”며 “콘텐츠나 기술 경쟁력은 시간이 지나면 비슷한 수준에 머물게 돼, 오히려 젊은이들의 이용 세태를 잘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넷플릭스라는 브랜드 자체가 젊은층에선 소구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는 “젊은 세대들 머리에 뭐가 남아있는지를 보는 건 중요하고, 동영상 영역에서는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며 “어떤 드라마를 옥수수에서 볼 때랑, 넷플릭스에서 볼 때 젊은 층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답은 나와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로 방송 업계에서 외주 제작사들의 영향력이 커져서 콘텐츠 시장의 활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에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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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 인하대 교수는 “1990년대 지상파와 제작사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외주 제작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 30년간 외주제작에 대한 쿼터 등 기준이 있었음에도 라이센스를 공중파 방송사가 가져갔고, 군소 제작사는 작은 부가산업을 통해서만 살 수 있었다”며 “최근엔 tvN, JTBC 매체가 지상파만큼 성장하고 경쟁하면서 J콘텐트리, 스튜디오드래곤처럼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제작사가 등장했고 국가적 콘텐츠 성장으로 수익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중국에 진출하기 전 한국을 전진기지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여러 시도를 하게 될 것”이라며 “미스터선샤인과 같은 드라마로 무리 없이 제작하게 됐으며 앞으로도 더 좋은 제작의 판이 열릴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