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2.9%로 0.1%p 하향 조정

설비 및 건설투자 부진·고용 여건도 악화

금융입력 :2018/07/12 14:52    수정: 2018/07/12 14:53

한국은행(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예상하며, 지난 4월 전망치인 3% 성장과 비교해 0.1%p 내린다고 12일 밝혔다.

한은 정규일 부총재보는 "4월 전망 이후 국내외 여건을 종합해 고려했으며, 추경 예산 집행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과 고용 여건 악화 등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세계 교역이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은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나,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둔화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1%중반대를 기록하고 고용도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기자설명회'에서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투자는 설비와 건설투자 감소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설비투자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전망치는 1.2%로 2017년 설비투자 증가율 14.6%에 비해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주요 업체의 반도체 설비 증설이 일단락되고 디스플레이의 투자 부진으로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큰 폭 낮아질 전망이다.

다른 업종에서 신기술부문 및 자동화설비 등으로 설비투자가 완만하게 증가하지만, 전반적으로 유지 보수 중심의 보수적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건설투자도 건물 착공면적이 감소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등으로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0.5% 감소다.

작년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주거용 건물은 공급 물량 확대와 수주 부진으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되며, 비주거용 건물은 상업용 및 공업용 건물 건설 부진 등으로 올해 중 감소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6%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확대된다는 것. 2분기 중 소비자물가는 1.5%를 기록,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 1.3%에 비해 0.2%p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1·2분기 동일한 1.3%다.

고용 여건의 개선 속도도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고용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업황 부진 및 구조조정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서비스업 고용은 정부 정책 등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취업자 수는 2018년 중 18만명, 2019년에는 24만명 내외로 증가하며 실업률은 올해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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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세계 교역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상품 수출은 양호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올해 2분기 중 수출(통관기준)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의 호조에 힘입어 증가폭이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물량은 늘지만 단가 상승세가 둔화돼 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 수출 역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한은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