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허소송에서 승리한 여세를 그대로 미국으로 몰고 가려던 화웨이의 시도가 또 다시 좌절됐다.
중국 법원의 삼성 폰 판매금지 명령을 미국에서도 집행하려던 화웨이의 시도가 무산됐다고 특허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의 윌리엄 오릭 판사는 ‘삼성 폰 판매금지 명령을 미국 재판이 끝날 때까지 유예한다’는 종전 명령을 재고해달라는 화웨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은 "1심법원 판결부터 기다려라"
화웨이와 삼성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특허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당시 화웨이는 삼성이 자신들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중국과 미국 법원에 동시에 제소했다.
판결은 중국 법원에서 먼저 나왔다.
중국 선전중급인민법원은 지난 1월 삼성이 화웨이 LTE 표준 특허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삼성에게는 화웨이 특허를 이용해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중국에서 공방을 끝낸 삼성과 화웨이는 무대를 미국으로 옮겼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공방을 벌이게 된 것.
미국으로 건너온 삼성은 중국법원의 제조 및 판매금지 집행을 미국 소송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잠정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윌리엄 오릭 판사 역시 삼성의 요청을 수용했다.
오릭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 vs 모토로라’ 사건 등의 판례를 수용해 미국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중국 법원의 제조 및 판매금지 명령을 유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화웨이가 강하게 반발했다. 화웨이는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는 동시에 윌리엄 오릭 판사에게도 종전 판결을 다시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하지만 둘 모두 화웨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 캘리포니아법원 "형평성 고려해도 화웨이보다는 삼성"
먼저 화웨이 요청을 뿌리친 것은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이었다. 제9순회항소법원은 화웨이 측에 “(동일사안을) 두 개 법원에서 동시 진행할 수는 없다”면서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통보했다.
공을 넘겨받은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의 윌리엄 오릭 판사도 지난 주 삼성 쪽 손을 들어줬다.
오릭 판사는 “종전 판결에 잘못된 점은 없다”면서 화웨이의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특히 오릭 판사는 형평성 측면에서도 화웨이보다는 삼성 쪽 주장에 더 힘이 실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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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법원의 제조 및 판매금지 요청을 유예할 경우 화웨이에겐 몇 개월 간 기다리는 정도 부담 밖에는 없다. 하지만 화웨이 주장대로 중국 법원 판결을 집행할 경우 삼성에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정황을 고려한 형평성 측면에서도 삼성 쪽의 주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윌리엄 오릭 판사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