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대, 한국도 OS 가질 수 있다"

'플랫폼 블록체인' 초기 단계...선점 기회 충분

컴퓨팅입력 :2018/06/22 15:44    수정: 2018/06/22 21:40

PC 시대든 모바일 시대든 한국은 운영체제(OS)에 관한 한 단 한 번도 시장 주도권을 잡아 본 적이 없다. PC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가 평정했고, 모바일 시대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양분했다.

그렇다면 요즘 각광받고 있는 블록체인 시대는 어떨까.

플랫폼 블록체인은 OS 역할을 한다. 분산 애플리케이션(Dapp.이하 댑)이 작동하는 기반을 제공해 준다. 이더리움과 EOS가 대표적이다.

아직 플랫폼 블록체인 기술은 초기 단계에 있다. 이더리움이 앞서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뛰어넘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누가 이 시장을 주도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한국 기술 기업에도 충분히 기회가 열려있다는 기대가 크다.

20일 서울 서초구 스튜디오 블랙에서 더비체인 창간 기념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 (왼쪽부터) 권용길 네오플라이 대표, 박재현 두나무 람다256 소장, 황치규 더비체인 부장은 '블록체인 플랫폼 현황'을 주제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시대 플랫폼 주도권은 절대 놓쳐선 안될 기회"리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스튜디오블랙에서 '미래의 길, 블록체인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블록체인 전문 매체 더비체인의 창간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블록체인 플랫폼 경쟁 현황'을 살펴볼 목적으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 권용길 네오플라이 대표와 박재현 두나무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65 소장은 '블록체인 시대 한국이 플랫폼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모두 긍정론을 펼쳤다.

한국 기업에 기회 열려있어...단 시스템 SW 역량 강화 필요

권용길 대표는 "스마트폰 시대에도 우리가 OS를 못 만들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같은 시도를 했다. 다만 산업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블록체인 플랫폼 경쟁)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권용길 네오플라이 대표

우리 기업들이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아직 산업 초기 단계인 블록체인 분야에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권 대표의 생각이다.권 대표는 "(한국 기업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네이버, 카카오 등이 해보겠다고 선언했는데 한국 기술 기업들의 기술력이 상당하고 뛰어난 인재도 많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자체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독립적인 생태계를 구성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고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데일리인텔리전스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더루프는 자체 블록체인 아이콘을 출시해, 현재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박재현 소장은 "블록체인 플랫폼 확보는 인공지능(AI) 기술 확보 보다 더 중요하게 달려들어야 하는 일"로 "'할 수 있느냐'를 따질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두나무 블록체인연구소 람다256 소장

그는 블록체인 플랫폼 확보를 위해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 소장은 "안타까운 부분은 우리나라 SW 산업이 침체돼 있었다는 점과 SW 엔지니어들이 서비스 개발 분야에서만 경험을 쌓다 보니 OS 단으로 내려가는 개발을 어려워한다는 점"이라며 우리나라 블록체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암호화폐 논쟁을 떠나서 반드시 (블록체인 플랫폼확보는)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힘줘 말했다.

플랫폼 블록체인 아직 프리버전 수준

플랫폼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덜 성숙해 있다. 이더리움이 처음으로 플랫폼 블록체인을 표방하고 등장한 이후, 수 많은 '이더리움 킬러'가 등장했지만 아직은 모두 실험 단계다. 댑이 제대로 작동하는 플랫폼 블록체인은 아직까지 이더리움이 유일하다.

두 사람이 플랫폼 블록체인경쟁에서 "한국에 기회가 있고 또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도 아직 미성숙한 기술인 만큼 우리 기업들에도 기회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이더리움이 플랫폼 블록체인을 선도하고 있고 나머지는 아직 충분히 증명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대로 메인넷이 작동하고 그 위에서 댑까지 출시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플랫폼은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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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현재 플랫폼 블록체인의 수준이 "안드로이드로 치면 프리버전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용성 면에서 비싸고 느리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더리움도 합의 알고리즘 변경 등 개선이 되고 있고 EOS도 안정화되면 6개월에서 1년 안에 상당한 진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