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열전 반도체 신사업 개시..."5년 후 매출 2천~3천억"

연내 열전모듈 양산…다결정 소재기술로 차별화

홈&모바일입력 :2018/06/21 17:04    수정: 2018/06/21 17:16

LG이노텍이 냉각과 가열이 가능한 친환경 첨단 부품 열전(熱電) 반도체 신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나노 다결정 소재 기술 경쟁력을 통해 가전부터 선박, 차량 등 관련 부문 시장 공략을 가속화, 5년 후에는 2천~3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다는 목표다.

20일 권일근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LG이노텍은 열전 반도체 관련 양산 설비를 개발해 구미 생산라인에 구축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해당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순차적으로 적용 애플리케이션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TMR(Transparency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열전소자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천580억원에서 2020년 6천67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냉난방용 소형 열전모듈 양산을 시작으로 향후 기능성 냉장고, 자동차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이 열전 반도체 기술을 적용해 만든 열전 소자. (사진=LG이노텍)

■열전 소재·소자·모듈로 맞춤 공급…"소비전력은 점차 개선할 것"

열전모듈은 반도체 소자에 전기를 공급해 온도를 제어하는 전자식 냉각가열 부품이다. 성질이 다른 반도체에 전기가 흐르면 한쪽은 발열, 반대쪽은 냉각되는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를 이용한다. 오존층 파괴의 원인인 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부품으로 열선 코일이 없어 전자파 우려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LG이노텍의 열전모듈은 독자 개발한 고효율 열전소자가 적용된 게 특징이다. 소재소자 개발에 10억분의 1미터 수준인 나노미터(nm) 단위 '초미세 나노공법'을 적용했다. 이 기술로 기존 열전소자를 사용한 경우보다 가열 및 냉각용량이 20% 증가했고 소비전력은 25% 줄었다. 그만큼 적은 전력을 사용해 많은 양의 온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권 CTO는 “LG이노텍은 기존의 단결정 대비 가성비가 30~40% 높은 다결정 소자를 개발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비를 연내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박계원 전자부품사업담당은 “다결정은 단결정의 단점들을 상당히 극복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솔루션을 찾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이노텍은 열전 소재와 소자부터 모듈 기술까지 보유해 용도에 최적화된 열전모듈을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전세계 열전 반도체 시장에는 일본 패로텍과 같은 강자가 있지만 열전 소재와 소자까지만 공급하고 있어 차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맞춤 모듈을 제작할 수 있을뿐 아니라 수익성 확보에도 더 유리하다.

LG이노텍 안지현 CTO는 “소재부터 소자와 모듈 기술까지 보유해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가장 최적화된 모듈 구조까지 설계가 가능하다”며 “열전 자체가 갖고 있는 단점을 단계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축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권일근 CTO.(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의 열전모듈이 갖는 단점은 점차 기술력을 높이는 한편 적합한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확보해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의 다결정 열전모듈은 기존 단결정 제품 대비 가열냉각 용량, 소음, 가격 경쟁력 등 장점이 있지만 소비 전력 측면에서는 컴프레서 성능을 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날 LG이노텍 열전 반도체 테크 포럼에 연사로 나선 LG전자 지성 박사는 “열전 기술을 적용한 냉장고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소음이지만, 소비전력 측면에서 아직 컴프레서 제품과 비교하면 안 되는 수준”이라며 “예컨대 소형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 소비효율을 5등급까지 개선하려면 LG이노텍 제품의 전력 효율을 현재보다 40~50% 더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담당은 “LG이노텍의 열전모듈이 소비 전력에 단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기존 단결정 대비 효율이 30~40% 높고, 컴프레서를 이길지는 의문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소비 전력을 내려나갈 것”이라며 “또 열전 시장에서 승자가 되려면 가장 좋은 시장을 찾아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인 만큼 빠르게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선박·차량 등 적용분야 확대…5년후 2천~3천억원 매출 기대

LG이노텍은 냉난방용 소형 열전모듈의 적용 분야를 가전부터 선박, 차량, 공조장치 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G이노텍 열전모듈은 약 4밀리미터 두께의 얇은 소자에 방열판 등을 장착한 반제품 타입이다. 냉각 컴프레서나 열선 없이도 모듈 온도가 주변 환경에 따라 최저 섭씨 영하 50도에서 최고 영상 80도까지 조절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LG전자 와인셀러용 열전모듈을 양산한 데 이어 하반기 출시될 LG전자 탁상형 냉장고용으로도 공급한다. 내년부터는 정수기용 열전모듈 공급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 열전모듈 적용시 소형 기능성 냉장고나 냉온정수기 등 가전을 더욱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냉각 컴프레서가 필요 없어서다. 정수기에 장착하면 컴프레서 방식 대비 크기를 약 50% 줄일 수 있다.

권 CTO는 “오는 8월 출시될 LG전자의 협타 냉장고로 열전 사업을 시작한다고 보면 되고, 내년엔 정수기쪽 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순차적으로 애플리케이션 늘릴 것이며 규모의 경제를 위해 발전 시장도 공략해 LG이노텍의 미래 신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이노텍은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열전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개발한 열전 모듈은 자동차 운전자의 편의성과 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냉온 카시트, 전조등 제습장치, 배터리 냉각장치 등에 적용하면 전자제어 방식으로 온도를 0.1도 단위까지 정밀하고 빠르게 조절할 수 있다.

권 CTO는 “자율주행차 라이다(LIDAR)에 들어가는 레이저 다이오드를 일정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열전이 적합해 열심히 보고 있다”며 “차량에 들어가는 열전반도체는 카시트를 열선으로 돌리거나 에어컨 바람으로 차게 하는데 이들이 기본품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 차량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폐열 발전 시장에 대해서는 “3~5년 뒤에는 폐열 발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준비하는데 선박쪽은 특히 열전 소자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며 “선박은 오래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테스트도 많이 해야 하고 개발부터 양산까지 약 4년이 소요돼 시간을 갖고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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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열전 모듈 사업의 매출이 5년 후에는 2천~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완제품이 아닌 소재부품 사업인 만큼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가전, 발전, 차량 등 시장에서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권 CTO는 “소재부품 사업은 완제품과는 달리 5~10년 정도 장기적으로 보는 사업으로 LG이노텍의 열전모듈 사업도 이제 시작이다”며 “이제 가전부터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 2~3년 후에는 티핑 포인트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하는데, 5년 후 매출은 2천억~3천억원, 영업이익률은 10~20% 수준을 예상하며 긴 호흡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꾸준히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