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엉뚱하게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가 거듭 입방아에 올랐다.
도매대가 제도 개선, 단말 수급과 유무선 결합상품 부재 등 알뜰폰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주로 다뤄졌지만 지난 1년간 논란이 된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이 알뜰폰을 더욱 멍들게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된 것이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고용진 의원이 주최한 알뜰폰 활성화 토론회에 참여한 공공미디어연구소의 박상호 박사는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준비하면서 알뜰폰 업계는 더욱 부담을 느낀다”며 “알뜰폰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됐지만 활성화 정책은 없고 도매대가 인하와 같은 미봉책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알뜰폰 목 조르는 보편요금제
보편요금제 도입은 지난 1년간 이동통신시장의 논란거리였다. 보편요금제 법안은 정부가 책정한 요금제를 통신사가 의무 출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간회사 경영권을 침해하는 등 헌법 위배 요소가 있지만 정부는 모든 절차를 마치고 오는 22일 관련법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보편요금제 도입에 가장 반대해왔지만 알뜰폰 업계 역시 보편요금제 도입에 부정적이다.
보편요금제가 나오면 알뜰폰의 경쟁력이 더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알뜰폰 회사들은 정부의 정책 하나에 사업환경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를 두고 직접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란 설명이다.
■ 국회서도 보편요금제 강제 추진 우려
실제 보편요금제 법안을 다루게 될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도 우려의 뜻을 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성수 의원은 “가계통신비 인하 노력이 성과도 나오고 이통 3사도 실질적인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도 “정부는 어디까지나 시장의 경쟁활성화를 유도해야지 직접 개입이나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직접적인 가격 결정 개입은 그동안 유지해온 통신시장 경쟁정책을 망가뜨린다는 뜻이다. 소매요금 규제가 아닌 알뜰폰이나 제4이통 도입 추진과 같은 경쟁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정부를 꾸짖은 것이다.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고용진 의원 역시 “기본료 폐지 공약 대안으로 보편요금제가 제시됐지만 업계의 장기적인 미래를 볼 때 보편요금제는 논란이 있다”며 “보편요금제가 시장에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역시 제4이통이나 단말기자급제 등 경쟁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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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상 수석은 “통신비 절감 정책 내용 중에서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그 취지가 요금인하를 위해 기간통신사가 더욱 경쟁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는 계획이 아니었냐”면서 “정부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점이 이통사의 자율경쟁일텐데 인가제 폐지를 하면서 보편요금제를 법제화하는 것이 맞냐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이 같은 외부의 문제제기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