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활성화 위해 도매대가 제도 개선해야"

김용희 교수 "적절한 요금상품 구성 못할 수준"

방송/통신입력 :2018/06/21 11:11    수정: 2018/06/21 11:11

현행 도매대가 제도가 알뜰폰 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이동통신 경쟁정책인 알뜰폰이 도입된지 수년이 지났지만 높은 데이터 도매대가의 문제로 알뜰폰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21일 국회서 열린 알뜰폰 시장의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현재 도매대가를 비롯한 알뜰폰 회사의 비용은 전체 매출의 45% 비중에 이른다”며 “이같은 도매대가로는 데이터 중심의 이동전화 시장에서 이용자 수요에 적합한 요금상품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알뜰폰 사업의 가장 중요한 원가요소인 도매대가 제도가 최적화되지 못해 알뜰폰 회사의 영업적자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에 따르면, 3G와 LTE를 더한 알뜰폰 회사의 서비스 매출은 총 8천억원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도매대가를 포함한 알뜰폰 회사의 기본 지급비용은 3천600억원 가량이다. 도매대가와 같은 원가 비중이 알뜰폰 회사 경영에 걸림돌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왼쪽)과 김용희 숭실대 교수.

아울러 이동전화 시장이 데이터 중심으로 변하고 있지만 LTE 데이터 단가는 시장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주목된다.

김용희 교수는 “평균 소매가에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하는 도매대가는 실제 원가를 반영하지 못해 도매대가 정책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국회에서도 도매대가 인하와 같은 문제가 중장기적인 안정성을 가질 수 있도록 로드맵과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거듭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통사가 높은 수준으로 결정한 자사 요금에서 일부분을 차감해 결정하는 도매대가 산정체계는 경쟁정책 일환으로 등장한 알뜰폰의 상품 가격이 이통사 시장전략에 종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도매대가 개선과 함께 다량의 데이터를 선구매 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지금과 같은 도매대가는 이통사 요금제와 연동된 종속적 구조로 알뜰폰의 차별적 요금제 출시를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벌크로 구입할 수 있는 사전 구매제도를 도입해 알뜰폰 회사의 특화된 데이터 요금 상품이 출시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통사의 부가서비스 중에 QoS나 와이파이와 같은 데이터 관련 부가서비스들을 적정한 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된 알뜰폰 상품 구성이나 중저가 IoT 서비스 등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알뜰폰 시장의 이통사 지배력이 전이되는 점도 되짚어볼 문제에 포함됐다.

관련기사

김 교수는 “이통 자회사 알뜰폰 회사는 사실상 이통사 간 경쟁의 내부 보조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가 제도적 장치로 지배력 전이를 막고 있지만 내부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고 결국 시장 교란 이후의 사후적 규제는 알뜰폰 시장의 경쟁력 저하를 막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퇴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정부는 이통사와 자회사 알뜰폰에 대한 합산 점유율을 반영해 시장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