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시 30분경. 점심 후 졸음이 쏟아질 시간, 방송회관엔 여느 때와 다른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은 이틀에 걸쳐 열리는 K쇼핑 1차 오디션 첫날이다.
예비 쇼호스트들은 오디션을 앞두고 각자 준비한 자기소개 연습을 하며 목을 풀고 있었다. 오디션 시작 5분 전에 전달받은 대본으로 상품 소개 연습을 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K쇼핑은 지난 5월 8일부터 21일까지 제3기 쇼핑호스트를 공개 모집했다. 1차 카메라 테스트는 쇼호스트 지원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K쇼핑은 TV쇼핑 업계에서 유일하게 1차 서류 전형을 생략하고, 전 지원자에게 오디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1차 오디션 면접자 규모도 상당하다. 올해는 700여 명이 오디션에 참가했다.
오디션장인 K쇼핑 미디어센터에 들어서자 7명의 심사위원들이 앉아 있었다. 지원자 12명이 한 조로 구성돼 미디어센터로 입장하자 오디션이 시작됐다.
입장한 순서 차례대로 지원자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30초. 지원자들은 각자 준비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했다. 신입 쇼호스트를 뽑는 오디션장이지만 연령대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해 보였다.
어떤 지원자는 교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평소 꿈이었던 쇼호스트가 되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원자는 이번 오디션이 아이를 둘 낳고 난 후 새로운 인생을 위한 첫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자기 소개 후엔 대본 리딩이 진행됐다. K쇼핑은 올해부터 지원자 대본에 글 대신 상품 설명 화면을 넣었다. 문장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닌, 지원자들의 상품 소개 방식이나 연기 능력을 보기 위해서다.
대본을 보면서 상품판매를 연출한 지원자도 있는 반면, 대본을 외워서 진행한 지원자도 있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K쇼핑 안재한 PD는 "대본 리딩은 짧은 시간 내 이 상품을 얼마나 잘 소개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것"이라며 "상품의 특장점을 빨리 캐치 해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는 순발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2명의 지원자들의 오디션은 약 15분 정도 소요됐다. 방송 카메라 두 대가 번갈아 가면서 지원자들의 오디션 모습을 TV화면에 잡아주는 카메라 테스트도 동시에 진행됐다.
1차 오디션이 끝난 후, 기자는 조심스럽게 한 지원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 지원자는 자기소개 앞부분 성대모사를 통해 자신의 끼를 발산해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 지원자는 "점심 후 노곤한 시간이라 분위기를 좀 띄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성대모사를 준비했다"며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쇼호스트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 K쇼핑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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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면접은 19일에 진행될 예정이며, 이날은 지원자가 준비한 상품 소개와 함께 즉흥 상품 소개 등 돌발 미션 등으로 면접이 진행될 예정이다.
안재한 PD는 "1차에선 발음이나 자세 등을 봤다면, 2차에서는 주어진 상품을 얼마나 즉흥적으로 잘 표현하고 판매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며 "임원 면접에서는 질문을 통해 지원자들의 인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