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업계를 주도하는 화두는 인공지능(AI)이 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기기에서나 구현됐던 인공지능 기능이 이젠 중저가형 모델에까지 스며들면서 AI 칩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AI기능이 탑재된 AP는 지난해 2억5천만개 이상 출하됐고, 올해 예상 출하량은 이 수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업계가 스마트폰의 기본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AI 엔진을 AP에 꾸준히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에 출하된 스마트폰 AP 2억5천만개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 AI 엔진이 모두 적용됐다. 이 칩들은 주로 3차원(3D) 얼굴·이미지 인식이나 애플의 애니모지와 같은 기계학습을 통한 응용 프로그래밍을 담당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AP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치열하게 AI 실험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모두의 관심사인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을 모바일에서 구현하기 위해선 AI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셋이다.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하나로 통합돼 정보를 처리한다. 사람으로 빗대면 두뇌에 해당하는 주요 부품이다.
전체 AP 시장에서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은 지난해 약 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배 수준인 16%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오는 2020년 AI AP가 전체 35% 비중으로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또 올해 3분기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 뿐 아니라 중저가 모델에도 탑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중저가폰 시장에 거센 AI 돌풍이 예고된다.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1위인 미국 퀄컴은 지난달 24일 중저가형 스마트폰에서도 AI를 구현할 수 있는 스냅드래곤 710을 선보였다. 고사양 플랫폼에만 탑재됐던 뉴럴(신경망) 엔진들이 대거 포함됐다. 헥사곤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와 크라이요 CPU, 스펙트라 250 이미지시그널프로세서(ISP) 등이다.
스냅드래곤710의 대항마는 지난해 기준 업계 3위 미디어텍의 헬리오 P60다. 미디어텍은 올해 초 AI 연산 설계에 특화된 신제품을 선보이며 '뉴로파일럿 AI' 칩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뉴로파일럿 AI는 사람의 얼굴이나 사물을 스마트폰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한다. 이 외에도 화웨이 기린 970, 삼성 엑시노스 9610 등이 AI 칩셋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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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를 생산하는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수탁생산)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퀄컴 스냅드래곤710 양산은 삼성전자가, 미디어텍 헬리오 P60은 대만 TSMC가 맡았다. 각각 10나노 핀펫(FinFET)과 12나노 핀펫 공정이 사용된다. 이렇듯 미세공정화가 꾸준히 진행될수록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성능 개선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 감소한 202억 달러(약 21조7천억원)로 추산됐다. 브랜드 순위는 퀄컴, 애플, 미디어텍, 삼성 순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 비중 측면에선 TSMC가 전체 생산량의 3분의 2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