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프레임 지상주의'에 날린 캐논의 일침

[리뷰] 캐논 EOS M50 미러리스 카메라

홈&모바일입력 :2018/06/01 15:55    수정: 2018/06/01 16:59

캐논 EOS M50은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이 지난 3월 말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다. 2천410만 화소 APS-C(22.3×14.9mm) CMOS 센서를 장착했지만 본체 기준 약 390g에 불과한 무게로 DSLR 카메라와 비교할 수 없는 휴대성을 갖췄다.

초점을 잡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듀얼 픽셀 CMOS AF와 최신 영상처리엔진 디직8 등 내용물도 한층 충실해졌다. 스마트폰을 벗어나 진짜 카메라에 입문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또다른 선택지를, 경쟁사에는 경각심을 주는 제품이다.

■ DSLR 카메라 닮았지만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

EOS M50의 디자인은 보급형 DSLR 카메라인 EOS 200D와 흡사한 형태다. 다만 미러리스 카메라 특성상 부피와 무게는 크게 줄어들었다. 렌즈킷에 포함된 표준 줌렌즈(EF-M 15-45mm f/3.5-6.3 IS STM)를 장착해도 무게는 520g에 불과하다. 여행지에서 목이나 어깨에 걸고 다녀도 부담 없는 수준이다.

버튼 배치는 보급형 DSLR 카메라와 유사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오른손 손아귀에 닿는 그립이나 각종 버튼 배치도 무난하다. 단 카메라 부피가 줄어든 만큼 후면에서 조작 가능한 다이얼이나 버튼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카메라가 전문가를 겨냥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조건 단점이라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일반 이용자가 가장 문제로 꼽을 만한 것은 충전 방식이다. 다른 회사들이 5핀 마이크로USB 단자를 충전과 데이터 전송에 모두 쓰고 있지만 EOS M50은 무조건 전용 충전기를 써야 한다. 촬영이 많다면 추가배터리를 하나 더 챙기는 것이 여러 모로 이롭다.

■ 너무 밝거나 어둡지 않은 LCD 모니터

미러리스 카메라는 LCD 모니터나 전자식 뷰파인더(EVF)를 통해 결과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쓰는 기기다. 사실상 전원이 꺼질 때부터 켜질 때까지 상시 라이브뷰 상태로 작동한다.

LCD 모니터는 측면으로 펼쳐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따라서 LCD 모니터의 밝기는 상당히 중요하다. 너무 어두우면 들뜬 사진을, 반대로 너무 밝으면 어두운 사진을 찍기 쉽다. 그러나 EOS M50의 LCD 모니터는 새벽이나 주간, 야간 모두 상당히 정직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다만 여전히 옆으로 펼쳐서 돌리는 구조 탓에 셀피 촬영에서는 언제나 적절한 구도를 잡기가 힘들다. 위로 들어 올리는 방식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셀피보다는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약간 틀어서, 오히려 옆 사람을 찍어 줄 때 유용하다.

■ 의외의 친절함을 숨긴 메뉴

스마트폰에서 처음 DSLR 카메라나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로 넘어온 이들은 알파벳 투성이 다이얼과 수 많은 버튼에 '멘붕'한다. 컬쳐쇼크를 극복하고 나면 버튼과 다이얼을 능숙하게 다루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려운 것은 어려운 법이다.

메뉴 표시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EOS M50은 지난 해부터 극히 친절해진 캐논 카메라의 미덕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설정 메뉴에서 안내 기능을 켜면 수수께끼 같던 여러 촬영 모드의 특성을 예제 사진과 함께 친절히 알려준다. 촬영 모드에 진입해도 각종 수치를 조절하는 힌트를 준다.

물론 카메라는 마음에 드는 풍경을 남기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럴싸한 사진을 찍기 위해 반드시 카메라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기본 모드인 자동에서 셔터만 눌러도 좋은 사진을 얻기에는 충분하다.

실내 전시장에서는 역시 자동 모드가 편리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물며 아무리 카메라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만사가 귀찮을 때는 일단 다이얼을 자동으로 돌린다. 특히 실내 전시장에서는 자동 모드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시간과 수고를 절약하는 지름길일 수 있다.

■ ISO 6400까지 안심해도 좋다

EOS M50의 자동 모드는 최대한 ISO 감도를 내리고 밝은 환경에서 사진을 남기는 쪽으로 최적화되어 있다.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조리개 우선, 혹은 노출 우선 등을 활용하다 결국 종착역인 수동(M) 모드로 넘어가는 것은 필연적이다.

대부분의 수치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EOS M50의 수동 모드는 제법 쓸만하다. 여느 고급형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처럼 조리개와 셔터 속도, 노출까지 버튼 몇 개로 간단히 처리할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대부분의 수치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APS-C 센서가 주는 이득은 상당하다. 아무리 캐논 카메라 센서가 쓴 소리를 많이 듣는다지만, 어차피 카메라는 큰 센서를 단 쪽이 보편적으로 유리하다.

ISO 6400까지 안심하고 감도를 내릴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렇게까지 감도를 내려도 될까'라는 의심이 든다 해도, 일단은 셔터를 눌러 보는 것이 좋다. 빛이 전혀 비치지 않는 한 밤중의 공원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ISO 6400까지도 안심할 수 있다. 어쨌든 스마트폰보다는 훨씬 덜 자글거리는, 비교적 말쑥한 사진을 뽑을 수 있다.

■ 의외로 힘든 배경흐림 효과

듀얼 카메라를 단 스마트폰이 쏟아지면서 약간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사람들이 진짜 카메라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배경흐림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EF-M 28mm 렌즈로 담은 가파도의 섬고양이.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렌즈킷에 포함된 표준 줌렌즈는 아무래도 배경흐림 효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피사체를 핀포인트로 고정한 다음 멀리서 당겨 찍을 필요가 있다. 포커스를 흐리는 기능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물론 이런 수고가 귀찮다면 22mm 단렌즈를 활용하는 게 좋다.

상급자라면 초근접촬영을 위한 28mm 렌즈로 눈을 돌려 보는 것도 좋다. 이 렌즈를 일반 단렌즈처럼 쓰면 한 발짝 앞에서 바라본 피사체를 담을 수 있다. 굳이 발품을 팔아 다가가기는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멀리 떨어져 찍기 아쉬운 피사체를 노리기 좋다.

■ '풀프레임 지상주의'에 날린 캐논의 일침

캐논은 몇 년 전부터 불던 미러리스 바람에 가장 늦게 올라탄 카메라 제조사다. 2015년 출시된 EOS M3까지만 해도 DSLR 카메라와 충돌을 피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약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EOS M50은 2-3년 전 캐논의 미러리스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EOS M50은 듀얼 픽셀 CMOS AF와 최신 영상처리엔진인 디직8 등 적어도 기본적인 요소에서는 기존 DSLR 카메라와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최근 2-3년간 풀프레임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몇 년째 신제품 소식이 없는 소니가 조바심을 낼 만하다.

물론 미러리스 전용 EF-M 렌즈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자주 쓰이는 화각에 필요한 렌즈는 모두 갖췄다. 무엇보다 이 카메라는 상업 사진 촬영을 위한 카메라가 아니다. 모든 렌즈군을 백화점 식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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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 가지 아쉽고 불편했던 점을 꼽으라면, 역시 AF(오토포커스)다. 보급형 DSLR인 EOS 200D보다야 후하지만, AF 존의 크기가 전체 센서 영역의 1/6 가량으로 상당히 거대하다.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좁거나, 혹은 너무 넓거나다. 또 수동 모드에서 지평선을 가로지르는 초점을 잡기도 쉬운 편은 아니다.

촬영 사진 샘플 원본 다운로드 바로가기 (원드라이브) : 1drv.ms/f/s!Aj8f0v7tesPMumA_ASISaDJ_fK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