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을 때 원하는 피사체에 쉽게 초점을 맞추는 AF(오토포커스)는 카메라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기능이다. 이 기능이 없었다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일일이 렌즈 링을 돌려 원하는 위치에 초점을 맞추느라 시간을 허비해야 했을 것이다.
현재 카메라에 탑재되는 AF 기술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AF만 담당하는 별도 모듈을 탑재해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며, 또 다른 하나는 영상을 포착하는 이미지 센서 전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 동영상 촬영시 드러나는 기존 AF 기능의 딜레마
몇 년 전만 해도 카메라의 AF(오토포커스)는 별도 센서로 작동했다. CMOS 센서 이외에 AF만 담당하는 모듈을 따로 달거나, 혹은 CMOS 센서 안의 화소 중 일부를 AF만 전담하는 센서로 활용했다.
첫 번째 방법은 니콘 등 전통적인 카메라 제조사가 자주 쓰는 방법이며, 두 번째 방법은 주로 콤팩트 카메라나 스마트폰 카메라에 일반적이다.
그러나 AF 모듈은 뷰파인더에서만 작동하며 라이브뷰 상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버튼과 다이얼을 이용해 초점 위치를 수동으로 바꿔야 하므로 상당히 불편하다. 특히 동영상 촬영시 화면 안에 들어 온 피사체 대신 다른 피사체로 초점을 옮길 경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CMOS 센서 안의 화소를 AF용 센서로 쓰는 데도 문제는 있다. 사진을 구성해야 할 화소 중 일부를 못 쓰게 되기 때문에 화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때문에 AF용 센서로 쓸 화소는 전체 CMOS 센서의 극히 일부분으로 줄어들고 초점을 맞추는 속도도 그만큼 느려진다.
■ CMOS 센서 전체를 AF에 활용하는 캐논
반면 현재 캐논이 카메라 제품에 적용하는 듀얼 픽셀 CMOS AF 기술은 상당히 단순한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이미 카메라에 내장되는 CMOS 센서에는 무수한 화소가 있는데, 굳이 AF를 담당하는 센서와 사진을 구성하는 화소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캐논의 생각이었다.
캐논이 쓰는 방식은 단순하지만 훨씬 효과적이다. CMOS 센서의 화소 아래에 빛을 받아 들이는 포토 다이오드를 좌/우로 두 개 배치한 다음 기존 위상차 AF 모듈처럼 초점을 맞춘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서 렌즈 안의 모터를 조금씩 움직이다 초점이 맞았다고 생각되는 순간 멈추는 방식이다.
이윽고 셔터를 누르면 좌/우로 쪼개진 화소 안의 정보를 영상처리엔진에서 조합해 사진 한 장, 혹은 동영상 한 프레임으로 만든다. 전체 센서 면적 중 약 80% 가량을 AF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캐논의 설명이다. 최신 제품인 EOS M50은 AF 활용 면적이 가로 88%, 세로 약 100%까지 늘어났다.
■ 동영상과 미러리스에 적합한 듀얼 픽셀 CMOS AF
듀얼 픽셀 CMOS AF는 DSLR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 또 실시간 라이브 뷰 촬영이 주가 되는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두 방식 모두 LCD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결과물을 확인하며 터치 조작으로 초점을 맞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영상 전문가들이 꼽는 듀얼 픽셀 CMOS AF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장면 전환이나 초점 전환 없이 빠른 시간 안에 초점을 잡아 마치 사람이 보는 것처럼 시점 전환이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단 렌즈에 단 모터가 움직여서 초점을 잡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속도 역시 조절할 수 있다.
■ 삼성전자도 유사한 기술 '듀얼 픽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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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은 2013년 출시한 APS-C 센서 탑재 DSLR 카메라인 EOS 70D부터 듀얼 픽셀 CMOS AF를 적용했다. 현재는 EOS 1D-X Ⅱ등 최상위 기종부터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인 EOS M50까지 최근 출시된 거의 모든 카메라에 듀얼 픽셀 CMOS AF 기술이 들어간다.
삼성전자도 2016년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7·S7 엣지부터 '듀얼 픽셀'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화질 저하 문제를 극복하고 AF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기술 이름이나 세부 구현 방식, 또는 활용되는 센서 면적에 차이가 있지만 센서 영역을 AF에 활용한다는 점은 캐논의 듀얼 픽셀 CMOS AF와 유사하다.